제주 해안가서 ‘차(茶)’ 포장 마약 잇따라 발견…해경 “포항 사례와 유사”

제주시 애월읍 해변에서 발견된 차(茶) 위장 마약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 해안가에서 잇따라 마약류가 발견되면서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한 해변에서 마약류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이 현장에 출동해 물체를 수거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케타민으로 확인됐다. 케타민은 원래 가벼운 수술이나 분만, 화상 치료 등에 사용하는 마취제지만, 환각 효과로 인해 신종 마약류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이번에 발견된 케타민은 ‘차(茶)’ 표시가 인쇄된 포장 형태로, 약 1㎏ 규모의 백색 결정체가 밀봉돼 있었다. 통상 1회 투여량 0.03g 기준으로 약 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 지난 7일에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茶(차)’ 글자가 적힌 케타민 약 20㎏(66만 명 동시 투약 가능)이 발견된 바 있다. 제주해경은 이번에 발견된 포장 형태가 성산읍 해변의 것과는 다르지만, 지난 15일 경북 포항 임곡리 해변에서 발견된 ‘중국산 철관음(鐵觀音) 우롱차 포장형 마약류’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제주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포항에서 발견된 마약류와 유사한 포장 형태로, 해류를 따라 표류해 제주 해안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안가에서 ‘차(茶)’ 포장 형태의 백색 가루나 블록형 물질을 발견할 경우 절대 개봉하거나 손으로 만지지 말고 즉시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