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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백인 위주로만 난민 받겠다”···미국, 난민 수용 규모 94% 줄여 ‘사상 최저’

헤드라인 2025-10-30 23:55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26 회계연도에 미국으로 입국하는 난민 수를 연간 7500명으로 제한하고, 이들 대부분을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기준인 12만5000명에서 약 6% 수준으로, 미국 역사상 최저치로 평가되며, 반이민 정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인도주의적 고려를 외면하고 특정 집단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26 회계연도에 미국으로 입국하는 난민 수를 연간 7500명으로 제한하고, 이 가운데 대부분을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관보를 통해 “2026 회계연도에 난민 7500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도적 우려에 의해 정당화되거나 국익에 부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설정된 현행 기준(12만5000명)의 약 6% 수준으로, 미국 역사상 최저치다. 이전 최저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1 회계연도의 1만5000명이었으나, 이번에는 그 절반으로 더 축소됐다. AP는 이를 두고 “미국이 전쟁과 박해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로서의 전통적 역할을 중단시키는 극적인 감소”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난민 수용 한도 축소의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이를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외국인 유입을 차단하려는 반(反)이민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이번에 수용되는 난민 대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너’(Afrikaner·16세기 이후 유럽에서 이주해 남아공에 정착한 백인 집단) 및 고국에서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차별을 당한 희생자로 구성될 예정이다. 남아공 백인 난민 수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정책으로, 미국은 올해 5월에도 남아공 백인 59명을 난민 자격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 국제난민지원프로젝트(IRAP)는 이번 발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승인된 수천 명의 난민 입국을 계속 금지하면서 아프리카너에게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인도주의를 또다시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리쉬 오마라 비그나라자 글로벌레퓨지 최고경영자(CEO)도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은 40년 넘게 전쟁, 박해, 억압을 피해 도망치는 이들에게 생명줄의 역할을 해왔다”며 “수용 대상의 대다수를 특정 집단에 집중시키는 것은 프로그램의 목적과 신뢰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3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