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어린이 고객 잡기 총력
태아적금 등 미성년 상품 출시
저출산 속 ‘미래 고객’ 확보전
[연합뉴스]
금융권의 어린이 고객 유치 경쟁이 뜨겁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자녀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며 자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 등도 챙기려는 수요가 이전에 비해 확 늘면서 금융권도 바빠진 것이다.
특히 첫 통장은 단순한 저축 수단이 아니라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첫 계좌 개설을 장기적인 고객 충성도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예금금리가 1%대에 가깝게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미성년자 전용 적금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토스뱅크는 임신 단계부터 가입 가능한 자유적립식 적금인 ‘태아적금’을 내놨다. 출산 후에는 자녀 명의의 ‘아이통장’을 개설하면 최고 연 5%(세전)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 1%에 우대금리 4%포인트를 더해 월 최대 2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출산 전부터 체계적으로 자녀의 첫 자산관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의 ‘KB아이사랑적금’은 임신확인서 제출 시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아동수당 수령, 미성년 자녀 수 등에 따라 우대금리가 추가되며 취약계층 대상 1%포인트 우대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KB 영유스(Young Youth)’ 적금도 최고 연 3.4%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규·재예치 시 자녀 연령이 만 0세, 7세, 13세, 16세, 19세인 경우 연 0.5%포인트를 우대해준다.
부모는 자녀에게 첫 금융계좌를 만들어주면서 어릴 때부터 금융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미성년자 대상 통장 개설이 장기 고객 확보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미성년자 전용 통장과 적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첫 통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 명의로 가입할 수 있는 ‘우리아이통장’과 최고 연 7% 금리의 ‘우리아이적금’을 출시했다. 우리아이적금은 기본금리 3%에 자동이체 설정 시 4%포인트를 추가로 적용해 최고 연 7%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절차가 간편하고, 부모가 함께 자녀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녀가 본인 명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면 직접 계좌를 확인할 수 있고, 입출금 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기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첫 걸음마 한 날’ ‘첫 번째 세뱃돈’ 등 성장 기록을 남기며 매일 소액 저축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올원TEENZ(틴즈)적금’은 기본금리 2.3%에 주택청약저축 보유 등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8%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매월 5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 가입기간은 12개월이다.
하나은행의 ‘(아이)꿈하나 적금’은 최고 연 3.75%까지 금리를 준다. 기본금리 2.95%에 아동수당 수령 등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0.8%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출생 후 1년 이내이거나 초·중·고교 입학 나이가 되는 해에는 1년간 연 3.0%의 특별금리를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 아이행복적금2’는 기본금리 2.45%에 지문 사전등록·자동이체 설정 등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65%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MY(마이) 주니어 적금’은 최고 연 3.4%의 금리를 적용하며, 분기별 최대 100만원까지 자유 적립이 가능하다.
2금융권에서도 미성년자 대상 금융상품 출시가 활발하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아이사랑정기적금’은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자녀 수에 따라 최대 연 10%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해부터는 아이도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편했으며, 2021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 계좌 수가 4만건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키움저축은행의 ‘아이키움정기적금’은 만 7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또는 만 7세 이하 본인 자녀를 대상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최고 연 4.5% 금리를 제공한다. 월 납입금은 1만원에서 30만원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가입기간은 24~60개월이다.
새마을금고는 추석을 맞아 5만개 계좌 한도로 만 13~18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MG 한가위 적금’을 한시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어린이 맞춤형 예금 상품인 ‘MG꿈나무적금’을 출시해 5만5000개 계좌가 판매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2013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하는 1년 만기 정기적금으로 연 6%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월 5만~2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은행권이 자녀 양육 가구와 예비 부모를 겨냥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는 것은 저출산 기조 속 미래 세대를 지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잠재 고객을 선점하려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녀와 예비 부모를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늘리면서 장기적으로 미래 고객층을 확보하고, 은행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요약
금융권이 어린이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첫 통장 개설을 통해 장기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 하고 있으며, 미성년자 전용 적금 상품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위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미래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3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