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엇갈린 반응
민주 "경제·안보 두토끼 잡아
코스피 5000시대 눈앞으로"
국힘 "통화스왑 제외 우려돼"
일각 굉장히 선방 소신평가도
국회 비준·특별법 제정 통해
정부, 초당적 협조 구할 듯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셋째)가 30일 국회에서 12·29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세협상이 전격 타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외교 천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역사적 업적'이라고 치켜세웠다. 국민의힘은 "국민이 큰 부담을 지게 됐다"며 협상 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여당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에 대해 국회 비준을 받거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초당적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베리 굿, 엑설런트,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며 "현금 선불이라는 악조건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반전시켰다. 외교협상의 모범으로 기록될 만한 역사적 업적"이라고 극찬했다. 정 대표는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매우 논리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한 쾌거"라며 "이 대통령은 참 똑똑한 협상가"라고 호평했다.
민주당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협상팀의 노고를 치켜세우면서 협상 결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외교 천재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한미 관세협상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며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천재적인 협상"이라고 썼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완강한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우리 정부가 얻어낼 수 있는 최대치를 고수했다"고 평가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번 협상을 두고 '굴욕 외교' '원죄'라는 말을 꺼내들었다"며 "근거 없는 흠집 내기를 당장 멈추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을 코스피 5000 시대와도 연결시켰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과에 시장이 바로 화답하고 있다. 코스피 4000을 달성한 지 사흘 만에 4100을 돌파했다"며 "허황된 꿈이라던 코스피 5000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30일 서울 서초구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 인근에서 국민의힘 긴급 현장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맨 앞)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야당은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벌써 미국에서는 우리 발표 내용과 다른 입장을 하나씩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관세 및 쌀·소고기 추가 개방과 관련해 한미 간 다른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 "지난 7월에 타결됐다던 정부, 10월 타결은 진짜인가"라며 "7월 말 이재명 정부는 합의문을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관세협상이 잘됐다고 했지만 허언이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연간 투자 한도를 떠나 3500억달러라는 총규모 자체가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18.7% 수준으로 일본(13%), 유럽연합(EU·6%)에 비해 크게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미 통화스왑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최대 200억달러의 대미 현금 투자를 진행하는 데 따른 외환시장 충격도 지적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통화스왑이 빠진 점을 지적하면서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부담하고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한 것은 한국은행이 밝힌 '최대치'에 정확히 걸리는 수준"이라며 "외환시장의 완충 여력을 모두 써버린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대체로 쓴소리를 쏟아냈지만 선방한 협상이라는 소신 발언도 일부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굉장히 선방한 협상"이라며 "여야를 떠나 실무진이 고생을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어쨌든 현금은 2000억달러, 나머지 1500억달러는 마스가(MASGA)로 협력한다는 것이니 부담이 확 준 셈"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상호관세를) 당초 25%에서 10%포인트 낮춘 것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에 가까운 결과로 보인다"고 총평하면서도 "공들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탑이 형해화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APEC 정상회의 종료 후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초청해 관세협상 내용을 설명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금 2000억달러를 포함한 총액 3500억달러의 투자 규모는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되는 사안인 만큼 국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협상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으로 헌법 60조 및 통상조약법상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회 패싱' 외교를 시도하지 말고 관세협상의 구체적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이제는 국회가 국익과 경제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향후 국회가 협상 결과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선 초당적 협력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국회에서 특별법 형태로 할지, 비준 형태로 할지 논의해봐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를 불러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이번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I 요약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을 '외교 천재'라며 찬사했으나 국민의힘은 협상 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며 반발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협상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연결 지었고, 필요한 국회 비준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의 결과가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국회의 투명한 검증을 촉구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30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