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習, 강경한 협상 좋지않아"… 뼈있는 농담에 긴장 팽팽

세기의 담판 이모저모 두 정상 기자회견 없이 떠나 회담장 인근 철통 보안 속 화교·보수단체 시위 맞불 미·중 정상 만난 나래마루 내부 모습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김해국제공항 나래마루 접견실 내부. 나래마루 내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제공 1시간40분 동안 진행된 미·중 정상 간 '세기의 회담'은 팽팽한 긴장으로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6년 만에 처음 만나 덕담과 함께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미·중 간 협상 갈등의 단면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오랜 친구로 지내온 중국의 아주아주 뛰어나고 존경받는 시 주석을 다시 뵙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당신은) 매우 강경한 협상가"라면서 "그건 좋지 않다"고 농담을 던졌다. 시 주석은 "만나게 돼 기쁘다"면서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미·중은 친구가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2대 경제 대국으로 때때로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식 회담을 마친 두 사람은 회담장 밖으로 나와 나란히 서서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귓속말을 했고, 시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 없이 곧장 회담장을 떠났다. 회담장 밖은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화교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상반된 구호를 외치며 또 다른 긴장감이 흘렀다. 붉은 모자를 쓴 수백 명의 중국인 유학생과 화교단체 회원들은 오성홍기, 성조기를 함께 들고 "중한 우호! 시진핑 주석 환영합니다!"를 외쳤다. 일부 보수 성향 시위대는 차량에 성조기를 걸고, 확성기로 "중국 공산당 물러가라!" "공산 독재 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 활용된 1970년대 히트곡 'YMCA'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해외 정상과 대표단을 맞이하기 위해 마련한 의전 시설이다. 일반인이 드나드는 공항 청사가 아닌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부대 안에 설치됐다. 활주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요인 경호에 용의하고, 내부에는 회의장으로 쓸 수 있는 접견실 2곳과 CIQ(출입국, 세관, 검역실) 1곳, 부속실(경호원 대기실) 등이 갖춰져 있다. 외관은 전통 양식으로 한옥 지붕의 멋을 살려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