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 10주년 무대
내달 28일부터 국립극장 하늘극장 공연
전통연희와 K팝 안무, 아크로바틱 결합
5m 상공서 펼치는 아찔한 공중연기 압권
2000년 극단 미추의 공연 ‘홍길동전’의 장면 일부. 주연을 맡은 배우가 공중 활공 장치를 활용해 플라잉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국립극장]
전통 소설 속 홍길동이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나는 ‘K-히어로’로 돌아온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가 공중 활공·K팝 안무·아크로바틱 무술을 결합한 새로운 무대로 관객을 찾는다.
다음달 28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이는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 연출을 맡은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는 지난 29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전통연희에 바탕을 두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K팝 안무와 음악, 고전 한국연희의 서사 리듬, 사회현실적 비판의 세 가지를 하나로 엮었다”며 “이를 통해 융합형 공연의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연출은 “행정 서류의 예시 이름이 ‘홍길동’으로 쓰이듯, 홍길동은 한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이름이라 생각한다”며 “모두가 ‘홍길동’이 되어 이 시대를 다시 바라보자는 의미로 ‘홍길동전’을 선택했다”고 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홍길동이 온다’는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다. 무술 전문가와 K팝 안무가의 협업으로 태권도·택견 등 전통무술을 활용한 아크로바틱과 K팝 안무를 결합했다. 50여 명의 배우·무용수·연주자가 함께 무대를 채우며 노래·연기·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인다. 특히 8m 높이에 설치된 두 줄의 플라잉 장치를 활용해 배우들이 5m 상공을 날며 공중 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압권이다.
마당놀이의 본질인 풍자와 해학도 여전하다. 초연 멤버이기도 한 연희감독 김성녀는 “몇십 년 전 대사인데도 지금 다시 해도 위화감이 없을 만큼 사회 정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게 안타깝다”며 “아침저녁 뉴스를 보며 현실을 어떻게 극에 녹일지 늘 고민한다”고 전했다.
손 감독은 “오늘, 바로 지금의 인간다움과 삶을 노래하는 것이 마당놀이의 본질”이라며 “‘홍길동전’을 선택한 것도 한국 사회의 답답한 현실을 속 시원히 이야기해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청년 실업, 사회적 단절, 불평등 등 현실 문제들이 녹아 있을 예정이다. 그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다 함께 고민해보자는 제안의 의미로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가 마당극 형식에 낯설 수 있다는 지적에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명나는 흥과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며 “막상 접하면 자연스레 동화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2014년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춘풍이 온다’, 10주년 기념작 ‘마당놀이 모듬전’까지 총 23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마당놀이’ 브랜드를 이어오고 있다.
AI 요약
전통 소설 속 홍길동이 현대적 요소로 재탄생한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가 내달 28일부터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은 K팝 안무와 전통 무술을 결합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 이야기를 선보이며, 청년 실업과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손진책 연출은 이 작품이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30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