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목에서 금(金)이 반짝거린다. 생일 선물로 건넨 금목걸이가 시간이 지나 값이 많이 올랐다. ‘시세차익을 보고 팔까’ 라는 말은 진심이 아닌 듯하다. 시세차익보다는 반짝이는 마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값이 올라도 팔 수 없는 귀한금속이 금이다. 보관하고 있는 돌 반지도 절대 팔지 않고 훗날 아이들이 결혼할 때 ‘사랑의 유산’으로 물려줄 예정이다.
금은 특이하게도 되파는 것보다 저장하려는 목적이 크다.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도 금을 저장한다. 달러형태의 자산으로 국부(國富)를 쌓고 새로운 화폐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근 5년동안 보유하고 있는 금의 보유량을 10%이상 급격히 늘린 이유도 국가 위기가 왔을 때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국가의 금 보유량 증가는 금값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된다.
금값 상승 원인은 첫째, 안전자산 가치 때문이다. 세계가 인플레이션 시기다.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하락 우려를 만들고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로 이어져 금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금리 정책과의 관계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따른 기대감이 금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와 금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금과 같은 비수익자산 보유비용이 감소하여 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
셋째, 국제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확대되면 지역 불안정성이 커지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게 된다.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될 때마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 가치를 발휘한다.
넷째, 경제적으로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경제가 불안해지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투자자도 자국 경제불안에 대비해 금을 대규모로 모으고 있다.
금은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위기때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때문에 다른 자산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헷지 수단으로 활용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액으로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자산가치를 유지해 나가는 금 투자법을 알아보자.
첫 번째, 골드뱅킹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 은행 계좌에서 금통장을 만들고 입금하면 0.01g 단위로 돈 대신 금이 통장에 쌓인다. 현재의 금 시세로 자동으로 매수할 수 있다. 매매차익에 대해 15.4%(지방소득세포함)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두 번째, KRX금 현물시장에서 금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증권사 계좌에서 금을 사고 판다. 거래 단위는 1g이다. 금 현물 매수는 주식처럼 평일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매수할 수 있다.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없다.
세 번째, 금ETF입니다. ACE KRX ETF, Tiger GOLD선물 ETF 같은 종목을 매수할 수 있다. 매매차익에 대해 15.4%(지방소득세포함)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은행의 골드뱅킹과 증권사의 KRX금 현물시장은 매매차액에 대해 세금이 없다는 큰 장점이 있는 대신 매매수수료는 금ETF보다 높고 실물을 찾으려면 부가가치세와 별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실물로 찾지 않는다면 세금과 수수료를 종합해서 KRX금 현물시장에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금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면 당장 15.4%세금을 내지 않고 과세이연을 통해 최대 5.5%~3.3% 연금소득세를 내면 된다. 장기로 투자할 때 연금계좌를 활용하고 연금수령 목적이 아니라면 ISA 계좌 활용을 추천한다.
금값이 과열되어 장기투자 의사결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금을 사야하는 이유는 글로벌 추세다.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국가나 개인이나 금 시장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금은 중요한 투자 자산이며, 그 가치를 객관적인 숫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은 나의 큰 자산이다. 금은 마음의 가치를 품고 있다. 위기에 반드시 빛을 발할 것이다.
[장경순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BNK경남은행 WM사업부 시니어금융팀]
본문 수집 시각: 2025-10-30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