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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닭볶음면 가격 미국서 14% 올라…잘나가는 K푸드에 ‘관세’ 장애물

헤드라인 2025-10-30 00:29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삼양식품의 대표 수출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미국에서 소비자 가격이 14% 인상되어 7.8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한 것으로, 관세가 10%에서 15%로 인상된 영향이 크다. 그러나 K컬처 열풍에 힘입어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부터 K라면에 15% 관세부과 한미 관세협상 타결후도 유지돼 일본 업체, 美생산으로 적용피해 국내 생산 삼양식품 가장 타격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코첼라에 마련된 불닭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불닭 소스를 시식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의 온라인몰에서 불닭볶음면 오리지널과 까르보나라 등 대표 제품 5개입 묶음이 기존 6.88달러에서 최근 7.84달러로 인상됐다. 삼양식품의 대표 수출 제품 ‘불닭볶음면’ 소비자 가격이 미국 시장에서 14%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한 영향으로, 3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다만 K컬처 열풍에 힘입은 프리미엄 이미지 덕분에 수요 감소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온라인몰에서 불닭볶음면 오리지널과 까르보나라 등 대표 제품 5개입 묶음이 기존 6.88달러에서 최근 7.84달러로 인상됐다. 인상률은 약 14%로, 다른 주요 유통채널에서도 유사한 가격 변동이 확인됐다. 불닭볶음면의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이 오른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관세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라면은 그간 미국에 라면을 무관세로 수출해왔으나 지난 4월부터 10%, 지난 8월부터는 1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전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타결한 관세 협상 이후에도 국내 식품업계에는 여전히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관세 인상분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지 않도록, 약 10% 수준의 공급가 인상으로 미국 유통업체와 협의했다”며 “그러나 유통채널에서 추가로 가격을 올리면서 실제 소비자 판매가는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관세 영향이 현실화되면서 K푸드의 대표 주자인 K라면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라면 수입액은 5억4384만달러(약 7800억원)였으며, 이 중 한국산 라면이 2억3843만달러(약 3400억원)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라면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 제품이라는 의미다. 다만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도요수산(마루찬), 일본 닛신푸드, 한국 농심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이번 관세 인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주요 업체 가운데 삼양식품이 이번 관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셈이다. 삼양식품의 미국 수출제품은 밀양1·2공장과 원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38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38%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700억 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매출의 90%가 불닭볶음면 시리즈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가격 인상이 곧바로 판매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라면은 저가 생필품이 아니라 간편식·간식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K팝과 드라마 등으로 형성된 K컬처 프리미엄이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는 브랜드나 맛, 문화적 이미지에 더 큰 가치를 둔다”며 “불닭볶음면은 ‘맵부심’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관세 부담은 라면뿐 아니라 다른 K푸드 품목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동원F&B는 최근 미국 유통채널과 참치캔(동원참치), 조미김(양반김), 간편식(양반 떡볶이) 등 주요 수출품의 가격 조정을 협의 중이다. 동원 관계자는 “물류비와 관세 부담이 동시에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현지 유통 파트너와 시기와 폭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K푸드 주요 품목의 가격 인상이 예고됐지만, 수출 자체는 오히려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84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10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의 수출 호조세가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로 인한 단기적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K푸드는 이제 단순한 수출품이 아니라 ‘문화재’에 가까운 브랜드 자산을 형성했다”며 “가격이 다소 올라가더라도 K컬처 프리미엄이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30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