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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주 80시간 넘게 일한다”…‘런베뮤’ 과로사 논란에 뿔난 의사

헤드라인 2025-10-29 09:59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의 과로사 사건을 계기로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선택적 공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많은 직종에서 주 80시간 이상의 근무가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커리 직원의 과로사만을 이슈화하는 이중잣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법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과로사했다는 의혹을 두고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는 “선택적 공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는 자신의 SNS에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될 일인가?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는 글을 적었다. 이어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을 넘을 거다. 거기에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며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다.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했는데 그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주 80시간 근무가 살인적인 것도 맞고 이슈될 일도 맞다. 근데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의 근무 조건은 이슈화되는데, 주 80시간 넘게 일하는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 그리고 그걸 문제 삼으면 왜 어김없이 사명감 타령을 하는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지난 2019년 2월에 주 105시간 일하고 당직실에서 숨진 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소아과 전공의를 언급하면서 “다시금 이 일이 떠오른다. 선택적 공감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고 참담하다”고 A씨 의견에 동의했다. 실제 전국전공의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1~26일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013명을 대상으로 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는 전공의 수련 시간 상한이 주 80시간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도 27.8%에 달했다. 이중에선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전공의도 3.3%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77.2%(782명)는 ‘과다한 근무로 건강 악화를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사의 하소연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그럼 그냥 의사 그만둬라”, “힘든 건 알겠는데 타 직종 사람이 과로사했다는 거에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지능이랑 성적이 정말 관련 없는 것 같다”, “사회는 연결돼 있어서 이런 게 크게 이슈화되면 법 개정이든 뭐든 해서 모두의 근로 환경이 나아질 수도 있는 건데 제발 연대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