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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이어 낸드·D램도 호황…SK하이닉스 "슈퍼 사이클 시작"

헤드라인 2025-10-29 08:37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이 변화를 맞이하며, 특히 SK하이닉스는 3분기 기록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시작을 알리는 이 상황에서 HBM의 수요 증가와 함께 범용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호황이 AI가 촉발한 반도체 시장의 근본적인 전환기로 보고 있으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기 영업익 첫 10조… 'AI 메모리 왕좌' 굳혀 AI발 고성능 제품 수요 폭발 "2017년 단기호황 때와 달라" HBM 글로벌 독주체제 지속 앞으로도 年 30% 성장 전망 "D램·낸드 내년 물량도 완판" 인공지능(AI)이 메모리 산업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고대역폭메모리(HBM)만 잘 팔린다"는 말이 통했지만 이제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호황의 불이 옮겨 붙었다. AI 서버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변화의 정점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는 29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익률이 높은 HBM3E 12단 제품의 출하가 실적을 견인했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슈퍼사이클을 탄 SK하이닉스 호실적은 단순한 '역대 최고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메모리 산업이 호황을 누렸던 2017~2018년에도 글로벌 빅테크들이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단기 슈퍼 사이클을 만들었지만 이번 호황은 그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된다. AI 확산이 단순한 일시적 수요가 아니라 학습·추론·온디바이스 등 전 단계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적 전환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BM은 2023년 이후 매년 '완판 상태'가 이어지고 향후 5년간 HBM은 연평균 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범용 제품인 고용량 DDR5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낸드에서도 가격이 비싼 기업용 SSD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수요 구조를 바꿔 놓자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SK하이닉스는 한정된 생산 능력을 AI용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분하며 공정 전환과 패키징 효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은 공정이 복잡해 단기간 증설이 어렵고 글로벌 메모리 3사(삼성·SK·마이크론) 모두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HBM 비중이 높아질수록 범용 D램 생산 여력은 줄어드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이러한 타이트한 시장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HBM 전용 라인을 확충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청주 M15X와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HBM 전용 라인을 늘리고 범용 D램과 낸드 생산 라인도 차세대 공정으로 빠르게 전환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HBM4 공급 협의를 마치고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동시에 차세대 성장축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D램에서는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낸드에서는 세계 최고층인 321단 제품을 기반으로 TLC·QLC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 전 제품이 내년까지 사실상 완판 상태"라며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M15X 클린룸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이 호황이 얼마나 더 갈 것인가'에 쏠린다. 업계는 이번 호황을 과거 같은 단기 반등이 아니라 AI가 촉발한 반도체 시장의 본질적 전환기로 보고 있다. AI 추론 서비스가 일상으로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스마트폰·PC 등 단말기 전반의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일반 서버 교체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메모리 공급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있다"며 "지난 3년간 HBM 중심의 투자로 D램 증설이 제한되고 낸드 역시 공급 축소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2026~2027년에는 공급 부족이 불가피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