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주 라피끄 대표
화장품에 들어간 잎·꽃잎 등
피부 바르면 자연스레 흡수
잘 침투하는 기술까지 개발
佛 유명 브랜드와도 공동연구
빠른 성장으로 올 매출 160억
좋은 천연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어도 실제 성분 함량은 극소량인 경우가 많다. 화장품 제조사가 원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수익성 문제로 충분히 넣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29일 '2025 소부장 뿌리기술대전'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범주 라피끄 대표는 이런 판을 바꾸고 싶어 창업에 나섰다. 식물에서 유익한 성분을 최대한 끌어내는 독창적 기술력과 유휴 자원의 업사이클링 개념을 본격 적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 스타트업 라피끄의 출발이다.
고려대 화학공학 석사 출신인 이 대표는 2004년 한국콜마 중앙연구소 연구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하면서 화장품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제형 샘플이 만들어지면 바로 다음 날 고객사가 확인하고, 한 달 만에 제품화되는 화장품의 '빠른 속도'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그는 대형 유통회사와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사내벤처 등에서 내공을 쌓으며 2017년 창업했다.
이 대표는 "화장품 원료라는 앞단은 ODM(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서 작은 분야 같지만,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원료를 찾고 싶었다"며 "실제 유효 성분이 최대한 남도록 천연 원료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현재 40여 개 원재료와 업사이클 재료 10여 개를 원료로 개발하고 있다.
원료 효능과 흡수력에 대한 이 대표의 집착과 뚝심은 친환경 기술로 모였다. 라피끄는 전지 분유 등으로 활용하고도 남는 우유, 음료 제조 이후 남는 녹차 잎이나 감귤, 심지어 중국에서 떠내려와 국내 생태계에 침투한 우뭇가사릿과 괭생이모자반 같은 해양식물까지도 원료로 활용한다. 2020년엔 오비맥주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로 뽑혀 맥아박 샴푸도 만들었다. 보리 싹을 틔워 추출한 맥아즙 등 맥주 제조 후 남은 재료를 활용한 것이다.
최근엔 식물체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화 기술도 개발했다. 이는 식물체를 구성하는 셀룰로스 네트워크 일부를 화장품처럼 직접 바를 수 있는 것이다. 즉 화장품 속에 투입된 꽃·잎 등을 바르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이다. 부산물을 안 남기면서 유효 성분을 극대화해 추출하는 친환경적 공법으로 항산화·미백 함량은 2배, 폴리페놀은 23배 증가했음을 공인기관시험에서도 확인했다.
이 대표는 "세포가 가지고 있는 리포솜은 피부 친화적인 데다 물질 안정성까지 갖췄는데, 이를 활용한 화장품을 ODM 해서 아마존에서 판매 4위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구현된 제품은 안정된 레티날이 0.1%나 들어 있어 기존 레티날 제품보다 10배나 높다. 2023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비건 화장품 '플렌티플랜트'의 앰풀은 새싹 인삼 함량이 무려 66%에 달한다.
이 대표는 "30여 년 전 한국콜마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며 "독창적 기술과 확장 가능성으로 우리도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매출은 이미 작년의 두 배를 넘어 올해는 160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한 럭셔리 브랜드와 3년째 연구 협업을 진행 중으로, 원료 공급이 본격화되면 매출이 더욱 뛸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진행된 시리즈B 라운드에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 IBK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아 누적 207억원을 유치했다. 투자금으로 스마트공장을 확충한다.
AI 요약
화장품 원료 개발 스타트업 라피끄의 이범주 대표는 식물에서 유익한 성분을 최대한 끌어내는 독창적 기술력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대형 유통회사와 연구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을 활용하여 원료 효능을 극대화하며 현재 40여 개 원재료와 업사이클 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의 두 배를 넘었고,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와의 연구 협업을 통해 원료 공급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