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APEC서 핵보유국 존재감 과시 의도
북한 미사일총국은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만남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미사일 시험발사로 응수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의 방한 날짜에 맞춰 미사일 무력시위 내용을 공개하며 경주 APEC을 통한 미북 정상회동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 주도로 전날 서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돼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천800여초(약 2시간 10분) 간 비행해 표적을 소멸했다”고 밝혔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오늘 공개한 순항미사일은 지대지를 함대지로 개량한 화살계열 순항미사일로 지난 4일 국방발전-2025에서 공개한 순항미사일과 동형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북측이 앞으로 해당 미사일을 신형 최현급(5000t) 구축함에서도 시험발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북측의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참관했다.
박 부위원장은 “국가수반(김 위원장)은 이미 강력한 공격력으로써 담보되는 억제력이 가장 완성된 전쟁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고 정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북한)는 자기의 전투력을 끊임없이 갱신해나가야 하며, 특히 핵전투 태세를 부단히 벼리는 것은 우리의 책임적인 사명이고 본분”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날에 진행한 뒤 방한일에 맞춰 공개하며 이번 무력시위에 대미 메시지가 담겼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북측은 보도를 통해 ‘핵무력’을 강조하면서도 유엔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일종의 수위조절을 했다. 김 위원장이 시험발사를 참관하지 않은 것도 향후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번 북측 발사에 대해 “경주 APEC 기간 중 존재감을 과시하며 핵억제력을 강조해 ‘비핵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핵보유국 인정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미북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강조하며 미국에 재차 공을 넘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머지않은 미래에 北 만나겠다”
경주 APEC을 계기로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강경화 주미한국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이 자신의 방한일에 맞춰 공개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김 위원장에게 또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질문에 “그(김 위원장)은 수십 년간 미사일을 발사해 왔고,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나는 그와 항상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어느 시점에 그를 만날 것이다. 알다시피 그는 스케줄이 매우 바쁘다”고 설명했다. 이는 짧은 1박2일 방한 일정과 북측의 미사일 발사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는 김 위원장을 만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해 내놓은 언급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APEC 방한의 초점이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돌아올 것이며 어느 시점에,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나겠다”며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AI 요약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며 대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핵억제력을 강조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전제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분석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을 주제로 한 APEC 회의에 집중하겠다고 하면서도, 가까운 미래에 북한과의 만남 의지를 재확인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