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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생애건강설계] 혈뇨, 건강이 보내는 침묵의 메시지

헤드라인 2025-10-29 02:39 매일경제 원문 보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걱정부터 앞선다. 실제로 소변이 분홍빛이 돌거나 암갈색으로 변한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혈뇨는 ‘육안적 혈뇨’라고 하며, 대개 이를 계기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검출되는 ‘현미경적 혈뇨’ 역시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조용히 진행되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혈뇨는 왜 생기는 것인가? 혈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결석이나 요로감염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에서부터 신장암 · 신우암ㆍ요관암ㆍ방광암 같은 비뇨기계 암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넓다. 혈뇨 외에 측복부 통증, 배뇨통, 고열, 빈뇨, 절박뇨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경우, 원인을 보다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증상이 전혀 없다고 해서 건강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무증상 혈뇨는 조용히 진행되는 신장질환이나 비뇨기계 암일 수도 있어 반드시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여야 한다. 보통 배뇨통 그리고 빈뇨, 절박뇨, 잔뇨감 등 방광자극증상이 동반한 혈뇨인 경우는 방광염일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낫지 않을 경우에는 비뇨기계의 다른 질환이나 암이 존재하는 지를 감별하기 위한 정밀검사도 필요하다. 만약 무증상의 혈뇨가 존재하고 정밀검사 소견에서 원인이 진단되지 않았을 때는 그 순간 큰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만, 주기적인 기간을 두고 추적관찰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육안적 혈뇨 및 현미경적 혈뇨 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 가끔 어떤 혈뇨가 더 위험한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사실 정답은 둘 다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이다. 혈뇨의 유형만으로 위험도를 단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비뇨기계 암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경우 처음에는 현미경적 혈뇨를 일으키다가 암이 좀 더 진행되면 육안적 혈뇨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을 뿐이지만 꼭 그렇게 맞게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보통 신우암, 요관암, 방광암 등은 처음에는 현미경적 혈뇨, 암이 더 진행되면 육안적 혈뇨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신장암은 암이 진행되었을 경우 육안적 혈뇨를 보일 수도 있지만 현미경적 혈뇨만 보일 수도 있다, 참고로 비뇨기계 암이 존재할지라도 드물게 혈뇨 소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비뇨기계 암이 존재할 경우 꼭 혈뇨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보통 비뇨기계 암이 존재하면 현미경적 혈뇨이든지 육안적 혈뇨이든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혈뇨가 전하는 ‘조용한 경고’를 한 편의 시(詩)로 되새기면 다음과 같다. 건강은 언제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우리 몸은 늘 신호를 보낸다. 때론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경고일 수도, 혹은 소리 없는 침묵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혈뇨는 그런 신호 중 하나다. 소변 색이 평소와 다르게 붉게 보이거나, 건강검진에서 혈뇨 소견이 나왔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미루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작은 이상에도 귀 기울이고 스스로의 몸을 지켜보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다. [박연원 한국생애설계협회 이사, 동신 비뇨의학과 원장, 전)국립경찰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