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급증을 바탕으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1%, 영업이익은 61.9% 증가한 수치로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는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가 꼽힌다. 3분기에는 기존 예상보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투자가 대폭 확대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포함한 서버용 메모리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가운데 D램 출하량은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한 자릿수 후반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고용량 DDR5 제품 출하량은 2개 분기 연속 두 배 이상 급증하며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에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HBM3 12단 제품과 서브형 DDR5, LPDDR5 중심의 계절적 수요 확대가 매출 급증을 견인했다. 낸드 사업부문은 전 분기 투자 증가의 기저효과로 출하량이 한 자릿수 중반 하락했지만 AI 서버용 엔터프라이즈 SSD 출하량은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며 수익성 높은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장됐다. 평균판매가격(ASP)의 경우 D램은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상승, 낸드는 엔터프라이즈 SSD의 비중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0% 초반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올랐으며 순이익은 12조5975억원으로 52%의 순이익률을 나타냈다.
회사 측은 “HBM뿐 아니라 고성능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며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전략적으로 선제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내년에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다. AI 기술이 학습 단계에서 사용자 추론 단계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 엣지 장비까지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I 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키밸류 캐시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메모리 계층 전반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 성장률이 올해 10% 후반에서 내년 20% 이상으로, 낸드는 올해 10% 중반에서 내년 10% 후반으로 각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사업 전략도 AI 메모리에 방점을 찍는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한 HBM4 제품을 4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 내년 공급 확대에 나선다. HBM4는 기존 제품 대비 업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며 고객 요구 성능을 충족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반 D램과 낸드는 기존 캐파 3단 테크 전환으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내년 말 기준 생산능력(캐파)은 6세대 10나노미터(nm)급 1c 나노 D램과 321단 낸드플래시 비중을 각각 절반 이상을 확보할 것이며 일반 메모리반도체는 신규 캐파 확보보다 기존 공정 전환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신규 팹인 M15X에서는 HBM 공급 확대를 위한 장비 반입이 시작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1기 생산 설비도 일정 조기 완료를 추진 중이다.
시설투자(CAPEX)는 올해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해 신규 설비 투자와 공정 전환 가속화가 불가피하다”며 “캐파 운영을 최적화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지속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재무 상황도 크게 개선됐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7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차입금은 24조1000억원에 그쳐 회사는 3조8000억원의 순현금 체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주주 환원 정책은 당분간 기존 기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강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AI 메모리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해 현재는 추가 주주환원 검토 계획이 없으며 향후 시장과 투자 여건을 종합 고려해 최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I 요약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급증을 기반으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었다. AI 시장의 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D램과 낸드의 출하량이 증가한 것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내년에도 AI 메모리 중심의 사업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시설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