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KTX 개통은 새로운 교통혁명의 서막이었다. 이후 2024년까지 GTX 개통 등 신속·광역교통망 확장을 통해 철도 교통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 철도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존 도로·항공 중심의 교통시스템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의 중추적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을 일으키는 시대이다. 이에 철도도 정보통신(IT), 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접근성·편리성·정시성·안정성을 향상해야 한다. 국가철도공단(이하 ‘공단’)은 2024년 11월 ‘미래를 선도하는 융합철도’ 등 5개 전략목표를 세우고, 2035년까지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했다. 공단은 미래 중심 R&D와 철도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철도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 차세대 기술개발…하이퍼튜브·무정차·수소전기기관차
과거에는 고속철도 기술 확보를 위해 선진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철도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이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기술혁신의 결과이다. 미래 철도시대에는 기술 융합과 협력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 공단은 지난해 4월 ‘Engineering Inspired Innovator’라는 정체성을 기틀로 ‘철도혁신연구원’을 신설해 미래 모빌리티 선도형 국가 R&D 과제를 발굴·수행 중이다.
먼저, 초고속 이동수단인 ‘하이퍼튜브’는 공기저항이 거의 없는 아진공 튜브 내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부상시켜 시속 1,000km 이상 주행하는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단은 ‘초고속 하이퍼튜브 기술개발’ 연구(2025.4~2027.12, 127억원)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 추진하고, 시험선 인프라 구축을 포함해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 ‘무정차 승하차 열차 기술’은 중간역 정차로 인한 평균 운행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이다. 공단은 무정차 승·하차 차량이 본선열차와 분리·결합되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정차 없이 운행하는 기술 기획연구(2024.12~2025.12)를 한국과학기술원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세 번째로, 친환경 수소전기기관차 및 수소전기동차 연구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 철도분야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공단은 수소연료전지 및 2차전지 기술과 융합해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수소전기기관차 기술개발(R&D, 2024.4~2028.12, 289억원)과 여객용 수소전기동차 실증(R&D, 2025.4~2027.12, 321억원)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부터 무가선구간에서 검증을 거쳐 2030년부터 디젤열차를 순차적으로 수소전기기관차로 대체 운용할 예정이다.
하이퍼루프 기술 개념도 [사진=국가철도공단]
◆ ICT·디지털 융합 통한 철도 인프라 재탄생
철도안전과 서비스는 기술과 인프라의 융합으로 향상될 수 있다. 열차제어시스템은 열차의 위치·속도 등을 검지하고 제어하는 철도 운행안전의 핵심 장치이며, 지금까지 노선별·시기별로 서로 다른 외국 기술이 도입되어 노선 간 연계운행이 제한되고 경제성·안전성도 저하된 바 있다.
이에 공단은 유럽표준규격(ETCS Lv2)과 LTE 기술을 활용한 국내순수기술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을 국가R&D로 개발해 2018년에 완료했다. 실증구간인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 구간에서 시범운행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현재 UAE·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공단은 지난 9월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 ‘KTCS-3’ 개발 및 성능검증을 마쳤다. 해당 시스템은 궤도회로 기반이 아닌 무궤도회로 위치검지장치를 적용해 열차 간격을 기존 10.5km에서 7.8km로 줄여 더 많은 열차 운행이 가능하다. 또한 궤도회로장치가 없어 건설비·유지보수비가 절감되는 경제성도 갖췄다. KTCS-3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열차자동운전(ATO) 기능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외국기술 도입형이 아닌 국내기술형으로, 국가철도망(KTCS-2,3)에 적용 가능하다. 자동운전은 무정차나 휴먼에러 방지, 최적 가감속으로 에너지 절감 등 기대효과가 크다.
◆ 디지털 공간에서 재탄생되는 철도시스템
더 나아가 공단은 인공지능, 디지털기술을 도입해 철도 인프라의 디지털트윈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트윈은 사물의 물리적 특징을 가상세상에 3차원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현실 시설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가상공간에 반영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태를 예측·분석할 수 있다. 철도는 토목·궤도·시스템 등 복합기술이 융합된 분야인 만큼 이 기술 적용 시 인프라의 건설 및 유지관리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공단은 2024년부터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했으며, 2025년 10월까지 정보시스템마스터플랜(ISMP)을 거쳐 철도인프라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단계별 구축해 업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철도이용 패턴·혼잡시간대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실시간 예측분석을 통한 안전성과 대국민 서비스 개선을 통해 국가철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가철도공단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개발과 활용을 통해 철도산업의 중심축을 자부하며 미래 철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철도 인프라 디지털 트윈 플랫폼 설명 [사진=국가철도공단]
본문 수집 시각: 2025-10-29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