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가게 점주, 구청 철회요청 거부
온라인선 “중국인 시끄럽다…오죽했으면”
“韓찾은 손님인데 인종차별 안돼” 반발도
중국인 안 받는다’ 문구 게시한 성동구 성수동 카페 인스타그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가 “중국인 손님은 받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민폐 관광’으로 대표되는 중국인에 대한 당연한 조치라는 주장과 섣부른 외국인 혐오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8일 해당 카페에서 만난 사장 A씨는 “개인적으로 중국인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국인 손님이 오시면 한국인 손님들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져 버린다”고 출입 거부 조치 이유를 밝혔다. ‘중국인이 있다’며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주문도 안 하고 나가버리는 손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해당 카페의 ‘민족 차별’ 논란은 재한 중국인 인플루언서가 “한국에서 가장 차별적인 카페”라며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를 본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27일 직접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구민들이) 보내주신 우려의 마음에 저 또한 깊이 공감한다”며 “성수동이 국내 관광객은 물론 해외 여러 나라에서 찾아와주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최대한 해당 업장을 설득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동구청 소속 공무원이 카페를 찾아와 ‘중국인 출입금지’ 공지 철회를 권고했지만 A씨는 “당장 중국인 방문 제재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거부했다.
온라인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업주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명동에서 떡볶이를 파는 한 상인은 “중국인 손님들이 떠난 자리는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지저분하다. 먹고 나서 흔적도 남기지 않는 일본 손님들과 너무 다르다”며 “방법만 있다면 중국 손님을 받고 싶지 않은 게 자영업자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직접 나서서 카페의 ‘출입 금지 조치’를 제재할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구청장의 글에 대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업주 마음인데 구청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냐”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재한 중국인 인플루언서 헨리가 ‘중국인 출입 금지’를 선언한 서울 성수동 카페를 비판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반면 A씨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다. A씨는 수천 건의 악성 메시지가 쏟아지는 바람에 인스타그램 DM 기능을 차단했다고도 밝혔다. 그가 받은 메시지 중에는 ‘한국인들은 역겹다’ 등 혐한 글도 많았다. A씨는 “개중에는 여섯 살배기 저희 딸의 모가지를 잘라서 보내주겠다는 협박글도 있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는 업주 B씨는 “코로나19로 망할 뻔했던 명동 상권이 되살아난 데는 중국 관광객들의 힘이 크다”며 “일부 중국인의 행태를 근거로 모든 중국 손님을 비난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 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0만5000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3명당 1명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 보복과 혐한령을 시행한 이후 양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인식은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내 반중 정서가 조장된 측면도 있다. 실제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시도 경찰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반중·혐중 집회는 21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0배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혐오·증오 발언과 인종차별적 선동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지시할 정도다. 경찰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혐오 시위 현황 및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허위정보 유포에 대해 사법처리 강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중국 관광객은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방문한 손님인 만큼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필요하다면 문제 행위에 벌금을 부과하는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다”며 “그런 규제를 넘어 특정 집단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부당한 처우를 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한국민들의 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 요약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카페 사장은 중국인 손님의 방문이 한국인 고객의 분위기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동구청장은 카페의 출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지만, 카페 사장은 이를 거부했고 온라인에서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좋아해 방문한 손님인 만큼, 포용적인 자세와 차별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8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