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아·최재은 등 ‘다음 세대’도 주목
하종현의 ‘Conjunction 23-64’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 ‘아트바젤 파리 2025’에서 한국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이 다시 한 번 건재를 과시했다.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이 잇달아 판매되며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함경아, 최재은, 이광호, 박찬경 등 다음 세대 작가들의 작품도 주목받으며 단색화 이후 한국 미술의 확장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박서보의 ‘Écriture No. 220202’
28일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이우환의 ‘Response’는 85만~102만달러에 판매됐다. 박서보의 ‘Écriture No. 220202’와 하종현의 ‘Conjunction 23-64’와 ‘Conjunction 24-52’는 각각 25만~30만달러에 거래됐다. 이번에 공개된 거래가는 모두 갤러리 측이 밝힌 가격 범위로, 구체적인 낙찰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권영우의 ‘Untitled’은 4만4000~5만3680달러에 판매됐다. 최소한의 조형 요소만 남기면서 작가의 수행적 반복을 특징으로 하는 단색화는 여전히 유럽 컬렉터들 사이에서 한국 미술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트바젤 파리에서는 다음 세대 작가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함경아, 최재은, 이광호, 박찬경 등이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선보이며 단색화 이후의 한국 작가군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이들 작가들의 실험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음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10년 전쯤부터 단색화가 유명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고객들이 다음 작품은 무엇인지 관심이 많다”며 “최재은, 함경아 등의 작가들이 미술을 통해 한국의 정치 상황과 시대상을 잘 반영하면서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966년생인 함경아의 ‘소란스런 수수께끼’는 4만5000~5만4000달러에 판매됐다. 문자메시지로 의사 소통하는 현대인들의 양상을 빗댄 ‘SMS’ 연작 중 하나로 추상 도안을 중국의 중개인을 통해 북한 공예가들에게 전달해 제작을 의뢰했다. 그는 이같은 예술적 실험을 통해 금기시된 소통을 시각화했다. 한국 정치 상황을 반영한 함 작가의 작품에 해외 컬렉터들이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102. 비타민B군은 연기 위에 누워있다’와 ‘유령의 발자국’도 각각 4만~4만8000달러에 거래됐다.
최재은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1953년생인 최재은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5만~6만달러에 거래됐다. 길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들꽃을 말려 액자 속에 옮겨 담고, 그 이름을 새긴 작품이다. 작가는 각 존재를 호명하는 행위를 통해 일상과 자연, 우주의 이치와 순환을 성찰한다. 최 작가는 올 12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도 작품도 꾸준한 호응을 얻었다. 조각 ‘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9’가 5만~6만달러에, 회화 ‘환희 2002-12’가 4만~4만8000달러, ‘영혼의 빛 2025-16’은 2만8000~3만3600달러에 판매됐다.
박진아의 ‘돌과 설명서 02’
젊은 작가들의 등장도 한국 미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1974년생 박진아의 ‘돌과 설명서 02’, 1988년생 이희준의 ‘In the Sunlit Haze’(2025)도 거래되며 신진 작가들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이신자 작품을 단독 부스로 소개한 티나킴갤러리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총 4점이 판매됐으며, 한 점은 15만달러, 두 점은 각 9만달러, 나머지 한 점은 7만달러에 거래됐다. 또 다른 작품 한 점은 북미지역 미술관의 소장 후보작으로 예약됐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한국 미술의 강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은 세일즈로 속속 이어지며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 미술이 가지는 차별점과 강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AI 요약
2025 아트바젤 파리에서 한국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이 판매되며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확인하였다. 다음 세대 작가들도 주목받으며 한국 현대미술의 확장된 스펙트럼을 보여주었고, 특히 함경아와 최재은의 작품은 한국 정치 상황을 반영하며 해외 컬렉터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한국 미술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세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8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