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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물리학자들이 사랑한 SF영화는?

헤드라인 2025-10-27 01:32 매일경제 원문 보기
‘인터스텔라’와 ‘프레스티지’ 압도적인 지지 네이처, 양자역학 100주년 맞아 물리학자 대상 설문 “과학적 상상력의 정점… 현실 한계를 넓힌 작품들” ‘스파이더맨’ ‘백 투 더 퓨처’ 등도 후보에 올라 인터스텔라 포스터 과학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SF영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2014년)’와 ‘프레스티지(2006년)’가 꼽혔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양자역학 100주년을 맞아 최근 전 세계 물리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두 작품이 ‘가장 과학적으로 매혹적인 영화’로 반복 언급됐다고 밝혔다. 놀란 감독은 지난해 영화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으며 물리학과 영화 예술의 경계를 허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23년 인터뷰에서 “어릴 적 ‘스타워즈’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며 우주를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극적일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놀란의 작품이 과학자들에게 특별한 이유는 실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영역의 물리학을 서사로 끌어들이는 방식에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는 19세기 말 런던의 두 마술사가 초월적 ‘순간이동 마술’을 두고 경쟁하는 스토리다. 실제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데이비드 보위)가 등장해 복제 기술을 구현하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미국 카네기멜런대 배리 루오칼라 교수는 네이처에 “어릴 적 마술의 신비를 다시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며 “순간이동이라는 가설적 과학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데빌트대 리시아 쿠나왈캄 연구원도 “우리는 정보의 순간이동(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이해하지만 프레스티지는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학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인터스텔라는 인류 생존을 위해 웜홀을 통과하는 우주 탐사를 그린다. 블랙홀 ‘가르강튀아’와 시간 왜곡 등 극적 장면이 실제 물리학 이론에 기반했다는 점이 과학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이론물리학자 클라우디아 드 람은 “실제 물리 현상을 한계까지 밀어붙인 실제 같은 영화”라고 했다. 영화의 과학적 정확성은 놀란의 자문역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킵 손(캘리포니아공대)의 공이 크다. 미국 국립고자기장연구소 수석과학자 로라 그린은 “손 박사는 중력파 연구를 통해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꿔놓았다”며 “그의 과학적 엄밀함이 영화의 현실감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개봉 당시 ‘인터스텔라’는 대학원생과 연구자들의 ‘단체 관람’ 현상도 낳았다. 놀란의 두 작품 외에도 ‘스타트렉 4: 귀환의 항해(1986년)’, ‘백 투 더 퓨처 2(1989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년)’ 등이 뒤를 이었다. ‘스타트렉 4’는 투명 알루미늄이라는 신소재를 다뤘는데 실제로 개봉 당시 특허가 막 등록된 기술이었다. ‘백 투 더 퓨처 2’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타는 ‘호버보드’는 당시 공상 속 발명품이었지만 오늘날 일부 연구소에서 실현됐다. 과학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악당이 입자 가속기를 이용해 평행우주를 여는 설정으로 실제 제네바 근처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실험실을 정밀하게 재현했다. 브루크헤이븐국립연구소의 마누엘 칼데론 박사는 “실험실 내부의 모습이 실제 CMS 검출기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고 감탄했다. 네이처는 이번 조사를 “양자역학 100주년을 맞아 과학이 대중문화와 만나는 방식에 대한 헌정”이라며 “SF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과학적 호기심을 일깨우는 ‘현대의 신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7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