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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기 수익 악화, AI로 돌파… 암호화폐 채굴업계 ‘생존 공식’ 바뀐다

헤드라인 2025-10-27 01:22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암호화폐 채굴 산업에서 중견 업체들이 선두 그룹을 추격하며 해시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채굴사들의 부채가 1년 만에 6배 폭증해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각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AI와 고성능 컴퓨팅 사업으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반에크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유동성 기반의 사이클 중반 조정으로 판단하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이 여전히 ‘반화폐 발행’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춘추전국시대‘ 맞은 비트코인 채굴 사이퍼·비트디어 등 중견사 약진 비트코인 채굴 ’쩐의 전쟁‘ 본격화 블록 보상 줄었는데 부채 6배 폭증 총 부채 127억 달러 ’빨간불‘ 장비·AI 투자 경쟁에 재무 부담 가중 상장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실현 해시레이트 전년 대비 성장률. 사이퍼 마이닝, 비트디어 등 중견 기업들의 해시레이트가 크게 증가하며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자료= 더 마이너 매그]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해시 전쟁’이 격화되며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둔 가운데 중견 업체들이 맹렬한 속도로 선두 그룹을 추격하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업계 전반의 부채가 1년 만에 6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는 문제에 직면한 채굴사들이 생존을 위해 기록적인 ‘쩐의 전쟁’에 돌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채굴 전문 리서치 기관 ‘더 마이너 매그(The Miner Mag)’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한때 크게 뒤처져 있던 중견 채굴업체 그룹이 2024년 반감기 이후 빠르게 생산 규모를 확대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 비트디어(Bitdeer), 하이브 디지털(HIVE Digital) 등은 수년간의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실현 해시레이트(realized hashrate)’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실현 해시레이트는 이론적 계산 능력이 아닌, 실제 유효 블록 채굴에 성공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핵심 성과 지표다. 마라 홀딩스(MARA), 클린스파크(CleanSpark), 캔고(Cango)가 여전히 상위 3사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IREN, 사이퍼, 비트디어 등 2위 그룹이 전년 대비 상당한 성장률을 보이며 격차를 좁혔다. 상장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총 부채 추이. [자료= 반에크] 올해 9월 기준 상위 상장 채굴업체들의 총 실현 해시레이트는 326 EH/s(엑사해시)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하며 비트코인 전체 네트워크의 3분의 1을 장악했다. 이러한 해시 전쟁의 이면에는 막대한 재무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에 따르면 , 채굴 업계의 총 부채는 12개월 전 21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서 127억달러(약 17조5000억원)로 6배가량 폭증했다. 매튜 시겔 반에크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은 “최신 채굴 장비(ASIC)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글로벌 해시레이트 점유율이 하락해 결국 수익이 줄어드는 ‘녹는 얼음 큐브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채굴사들은 변동성 높은 비트코인 가격 탓에 부채 조달이 어려워 주로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충당했지만, 최근에는 AI 인프라 경쟁까지 겹치며 부채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반감기로 블록 보상이 3.125 BTC로 줄어든 점도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이 됐다. 이에 채굴사들은 생존 전략으로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과 글로벌 M2(통화량)의 상관관계. 글로벌 유동성(M2)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자료= 반에크] 반에크는 “채굴사들이 AI·HPC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단순한 다각화를 넘어, 다년 계약을 통해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좌우되는 기존 수익 구조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반에크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유동성 기반의 사이클 중반 조정’으로 평가하며, 약세장의 시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글로벌 유동성(M2 기준)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의 절반 이상을 설명한다”며 비트코인의 ‘반(反) 화폐 발행’ 자산으로서의 역할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7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