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증시에 ‘영끌·빚투’...요구불예금 줄고, 마통 늘었다

주담대 막히자 자금 총동원 예금 일평균 8700억 빠져나가 마통은 5300억 급증세 보여 사진=연합뉴스 최근 부동산·국내 증시가 활황기를 보이면서 은행에서 예금이 눈에 띄게 빠져나가고 있다. ‘빚투’를 위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 자산 투자를 위해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동원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23일 기준 649조5330억원으로, 9월 말(669조7238억원)과 비교해 20조1908억원 감소했다. 하루 평균 8779억원씩 빠져나간 셈이다. 현재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구불예금은 아직 뚜렷한 용도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시중자금이다. 최근 유출된 예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동산이나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80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가계대출에서는 이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마이너스 통장 중심의 신용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잇단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2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5213억원으로, 9월 말(103조8079억원)보다 7134억원 늘었다. 지난달 2711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지난달 말 38조7893억원에서 현재 39조3202억원으로 5309억원 급증했다. 2024년 8월(+5704억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미국·국내 증시, 코인 시장 활황으로 주식과 코인에 마이너스통장 자금이 투자된 것 같다”며 “계약금·중도금 등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급하게 마이너스통장을 여는 경우도 늘었다”고 전했다. 금리 하락기인데도 최근 시중은행이 예금(수신) 금리를 올리는 기현상도 자산 투자 등에 따른 자금 이동과 관계가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