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연일 부동산 현안 띄우기
정부·여당 ‘내로남불’ 발언에 쓴소리
李, 文정부 부동산 전철 밟나
野 총공세 속 여당은 ‘입단속’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 대책 현장 회의에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정책 자체에 대한 부동산 시장의 우려와 반발도 있지만, ‘갭투자 논란’이 불거진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과 여권 인사 일부의 발언 등이 구설에 오르면서 여의도가 떠들썩한 분위기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지율이 부진했던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같은 기류를 은근히 반기고 있다. 유권자들의 정책 체감도가 큰 부동산 이슈를 연일 공략,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시금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책 발표 일주일만인 이달 22일 장동혁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위’를 발족, 첫 회의를 개최했다. 당 지도부는 이 회의에서 “국민에게 주거 지옥을 강요하는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위험한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건 “그만큼 당에서 우선 현안으로 부동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한다는 의미”라는 게 최보윤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또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부위원장을, 국회 기획재정위·정무위·국토교통위 간사인 박수영·강민국·권영진 의원 등이 특위위원으로 임명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 대책 현장 회의에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그로부터 이틀 뒤인 24일에는 서울 노원구 재개발 현장에 장 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모여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선 정책 비판도 있었지만, 특히 여권 인사의 ‘내로남불’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장 대표의 경우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이상경 차관), ‘15억 정도는 서민 아파트’(국회 교통위 간사 복기왕 민주당 의원)라는 발언을 고리로 “(정부와 여당이) 자신들은 게걸스럽게 집어먹다가 접시까지 삼켰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오 시장도 “정부가 정책을 잘못 발표해놓고 수습이 힘들어진 것 같으니 인제 와서 그동안 적대시했던 정비사업 정책을 철회하고, 열심히 하는듯한 모양새를 갖추려 한다”며 “서울시가 4년 씨를 뿌려서 줄기가 올라왔는데 (정부가) 전부 쳐내고 제초제까지 뿌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부동산 대책 발표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가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도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집값 급등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도층 민심 이반을 초래한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특별시 부동산 대책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야권 내부에서는 이같은 전례를 참고, 부동산 문제를 장기적으로 공론화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갈 경우 야당의 지지율은 반등하고 정부·여당 지지율은 끌어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민감한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조용히, 그리고 튼튼히 정부를 뒷받침하는 게 당의 기조”라고 강조한 점도 사실상 ‘말조심’을 주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이 소극적인 사이 국민의힘이 공세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10·15 부동산 대책에 관한 의견을 설문한 결과,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7%는 ‘적절하다’고 답했고, 19%는 의견을 유보했다.
해당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2.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I 요약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여권 인사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문제를 기회로 삼아 지지율 상승을 노리며, 장동혁 대표 주관의 특위가 발족된 가운데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10·15 대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44%에 달하며, 이는 향후 정치적 파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6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