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 무역수지 25억달러 역대급 흑자
수출효자 떠올랐지만 저작권 침해 속수무책
흑백요리사·굿즈 등 예능 아이디어 표절활개
문체부장관, 세계지식재산기구 총장과 회동
한 중국 예능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대응을 검토 중이다. 텐센트비디오 예능 ‘이팡펀선’(一饭封神·한 끼로 신이 되는 법). [텐센트비디오]
전 세계에서 K콘텐츠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K팝은 물론 영화·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9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은중과 상연’은 공개 2주 차에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톱10 5위에 올랐고, 영화 ‘사마귀’는 같은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년 상반기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별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25억1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5억3000만달러 늘며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콘텐츠 성장세와 함께 저작권 산업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작권 무역수지는 33억6000만달러로, 11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특히 문화·예술 저작권 부문에서는 5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 수치는 K팝·드라마·게임 등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실질적인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K팝 산업은 음악에 그치지 않고 세계관·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굿즈(MD), 드라마, 웹툰, 영화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저작권이 여러 분야로 확대되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 요리사. [넷플릭스]
정부는 2030년까지 콘텐츠 시장 300조원, 수출 5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콘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더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핵심이다.
한편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핀테크 기업 아톤,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와 함께 K팝 저작권 기반 토큰증권(STO)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저작권 시장이 확대될수록 문제점도 함께 늘고 있다. 무형 자산의 특성상 저작권 침해와 위조 굿즈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비디오에서 지난 7월 공개된 요리 경연 프로그램은 한국의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공연·축제 현장에서 압수된 위조 굿즈는 2만9111점으로, 지난해(3576점)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아이디어나 디자인 영역은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이 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다렌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일 대런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을 만나 K콘텐츠 저작권 보호 및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이 위원회는 한국과 해외 간 문화 교류를 지원하며, 저작권 보호를 비롯한 여러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위원회가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로서 교류 확대와 관련 산업의 성장까지 이룰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저작권 보호가 창작자들의 창의성과 신뢰를 지키는 핵심 장치라고 입을 모은다. 콘텐츠 산업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지는 만큼, 저작권 보호는 곧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라는 지적이다. ‘콘텐츠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무형 자산을 지키는 제도적 장치와 시민 의식의 성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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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전 세계에서 K콘텐츠의 영향력이 증가하며, 지난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은중과 상연'과 영화 '사마귀'가 글로벌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 콘텐츠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저작권 산업도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저작권 무역수지가 33억60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와 위조 굿즈 문제도 늘어나고 있어 정부는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에 나서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