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트럼프"

자오창펑 전격 사면하자 바이낸스코인 16% 폭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금 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CZ)을 전격 사면했다. 백악관이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자 가상자산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사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바이낸스의 자체 코인 BNB는 16% 이상 폭등하며 1350달러 선을 돌파했다. 자오창펑은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고 웹3를 전 세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측도 성명을 내고 "CZ의 사면은 놀라운 소식"이라며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면을 '친(親)가상화폐' 정책의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강화됐던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자오창펑은 지난해 11월 바이낸스가 자금 세탁 방지(AML)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고 미국의 경제 제재를 고의로 위반한 혐의 등을 인정하고 법무부와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 규모의 벌금에 합의했다. 이후 지난 4월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징역 4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사면은 거센 정치적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反)가상화폐'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은 즉각 "부패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 많은 사람이 그를 추천했다"며 "많은 사람이 그가 어떤 것에도 유죄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자오창펑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전쟁 속에서 기소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 및 신원 도용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조지 산토스 전 하원의원의 징역 87월 형량을 감면해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