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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부터 장영실까지… 눈과 귀 모두 즐거운 겨울 뮤지컬 대전

헤드라인 2025-10-24 07:57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뮤지컬 업계는 연말 준비로 분주하며, 12월은 티켓 판매 수와 매출이 가장 높은 극성수기를 맞이한다. 올 연말에는 '물랑루즈!', '에비타', '킹키부츠', '비틀쥬스' 등 기존 인기 작품뿐만 아니라 '한복 입은 남자', '라이프 오브 파이',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신작들도 무대에 오른다. 이번 시즌 대형 작품들의 연달아 올라가는 공연이 기대되며, 연간 매출 5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물랑루즈 2022년 공연 당시 주인공 사틴 역을 맡은 김지우 배우가 열연하는 모습.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뮤지컬 업계가 연말 준비에 분주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포함된 12월은 뮤지컬 시장의 '극성수기'로, 연중 티켓 예매 수와 판매액이 가장 높은 시기다. "연말은 기존 뮤지컬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극장을 찾는 시기라 공연계 대목 중의 대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올 연말에는 '물랑루즈!' '에비타' '킹키부츠' '렌트' '데스노트' '비틀쥬스' '어쩌면 해피엔딩' 등 검증된 대형 작품은 물론 '한복 입은 남자' '라이프 오브 파이' '크리스마스 캐럴' 등 주목받는 신작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초연 11주년을 맞는 뮤지컬 '킹키부츠'의 한 장면. CJ ENM 다음달 28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는 '물랑루즈!'는 3년 만에 돌아오는 작품으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과 클럽 '물랑루즈'의 스타 사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CJ ENM이 제작에 참여한 이 작품은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이듬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10관왕을 휩쓸었다. 홍광호가 초연에 이어 크리스티안 역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며, 이석훈·차윤해가 새롭게 트리플 캐스팅으로 합류했다. 공연은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광림아트센터에서는 '에비타'가 무대에 오른다. 국내 공연은 무려 14년 만. 아르헨티나 퍼스트레이디였던 에바 페론의 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으로, 대표 넘버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로 유명하다. 19년 전 초연 때 에바 역을 맡았던 김소향이 에바 역으로 돌아와 화제를 모은다. 1978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1980년 토니상 7관왕을 차지한 '에비타'는 2006년 국내 라이선스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전미도 배우가 헬퍼 로봇 클레어를 연기하고 있다. CJ ENM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메이비 해피엔딩'의 한국 오리지널 버전 '어쩌면 해피엔딩'도 금의환향한다. 근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은퇴를 앞둔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초연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시즌에는 전미도·최수진(클레어 역), 김재범(올리버 역) 등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친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에서 이달 30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열린다. 뮤지컬 스타 김준수의 첫 코믹 연기 도전작 '비틀쥬스'도 화제다. 팀 버턴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는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저승의 가이드를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에서는 2021년 초연돼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김준수 외에도 정성화, 정원영 등이 함께 출연하며, 12월 1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해 내년 3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초연 11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킹키부츠'도 연말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영국의 한 구두 공장이 경영 위기 속에서 '특별한 부츠'로 돌파구를 찾은 실화를 각색했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개성 있는 삶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김호영이 주인공 찰리 역으로 돌아오며, 이재환·신재범이 함께 트리플 캐스팅을 맡는다. 자유롭고 당당한 매력의 룰라 역에는 강홍석·백형훈·서경수가 출연한다. 공연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11월 1~9일)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거쳐,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12월 17일부터 2026년 3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 등 대중적 인기를 얻은 뮤지컬 넘버로 유명한 브로드웨이 대표작 '렌트'도 연말 관객을 찾는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각색한 '렌트'는 1996년 초연 이후 전 세계 50개국, 26개 언어로 무대화됐다. 청춘의 불안과 열정, 사랑과 우정을 그려 큰 인기를 모았다.11월 9일 개막하는 작품은 코엑스아티움에서 내년 2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창작 뮤지컬과 해외 초연작들도 기대를 모은다. EMK뮤지컬컴퍼니의 10번째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는 12월 2일 충무아트센터 개관 20주년 기념작으로 막을 올린다. 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장영실이 세종의 명을 받아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로 향한다는 상상력을 더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타임슬립 역사극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영실 역에는 박은태·전동석·고은성, 세종 역에는 카이·신성록·이규형이 캐스팅됐다. 공연은 내년 3월 8일까지 계속된다. 세종문화회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12월 5일부터 28일까지 창작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럴'을 선보인다. 찰스 디킨스의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으로, 이번이 초연이다. '팬텀' '웃는 남자' '레베카' 등에 출연한 리사와 서울시뮤지컬단의 이연경이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오른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무대화한 동명 음악극도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향하던 중 거대한 폭풍에 휩쓸려 조난당한 주인공이 227일 동안 겪는 믿기 어려운 여정을 그린다. 최근 영화 '얼굴들'로 주목받은 배우 박정민이 주연을 맡았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연말이 대목이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대형 작품들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뮤지컬 업계는 이미 분기별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이며, 이번 연말 대형 공연들의 흥행 성적에 따라 연간 매출 5000억원 돌파도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4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