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부동산 불안에 원화 약세까지…한은, 기준금리 2.5% 3연속 동결

헤드라인 2025-10-23 23:25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이는 3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설명하고, 일부 위원들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집값 들썩이고 원화값하락 금통위 3연속 동결 결정 향후 인하가능성 열어둬 “금리 인하 전 막차타자” 이달 은행 정기예금 12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3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3연속 동결이다. 하반기 들어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강하고, 10·15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가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금리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 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나머지 2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를 2.50%로 동결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통위 내 인하 기조는 여전히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완화 쪽으로 돌렸다. 11월엔 시장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두 차례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를 3연속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 급등, 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의 불안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금방 꺾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유심히 보고 있다”며 “모든 정책이 일관성 있게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보다는 자산 가격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는 게 아닌가 추측한다”면서도 “금리 정책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완벽하게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금리 결정은 여러 사회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시중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시장 버블 우려에 대해서는 “서울 부동산값이 너무 높은 수준이고, 주가는 국제 기준을 보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전 세계 주가와 같이 움직이는 면이 있어 버블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10월 들어 뭉칫돈이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월 들어 12조원 넘게 불어나며 5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9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던 것이 7월 13조원 다시 늘며 ‘널뛰기’를 했고, 8월에 추가로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가 9월엔 4조원이 줄었다. 이후 10월 들어 기준금리 인하 임박설이 돌면서 22일까지 잔액은 12조6317억원 늘어났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본격적으로 낮아지기 전에 자금을 묶어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특판’ 예·적금 상품을 선보이며 예수금 방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금 이탈을 방어해야 하는 지역 상호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를 내세우며 특판 영업을 하고 있다. 신협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만 연 최대 5.5% 특판 적금을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한도가 동났다. 웰컴저축은행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별다른 조건 없이도 연 최대 10% 금리를 준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는 인하가 단행될 경우 원화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만큼 향후 환율 추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최근 달러당 원화값은 계속 하락세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29.8원)보다 9.8원이 내린 143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441.5원까지 하락하며 6개월 만에 최처지를 기록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4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