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NN 인터뷰서 입장 밝혀
美국방부는 “불법행위 규탄”
현 남북관계 경색에는
“쌓여온 업보가 있어서
유화국면 전환 쉽지 않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본관 자유홀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남북 간 직접 대화 재개 여부에 대해 “지금까지 쌓여온 업보라는 게 있어서 남북 간에 곧바로 유화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며 “북미 간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도 남북 간의 관계 개선에 매우 좋은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를 두고 ‘업보’를 언급한 것은 전임 윤석열정부 당시 대북 강경책이 현 경색 국면의 원인이 됐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업보는 ‘자신이 행한 행위에 따라 받게 되는 운명’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하지만 핵개발과 잇딴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당사자가 북한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발언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난 22일 북한이 ‘새로운 무기체계’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데 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지만 제가 보기엔 아주 오랫동안 잘 참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북한의 첫 미사일 시험 발사다. 내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약 5개월 만에 재개하고, 미 국방부(전쟁부)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더 이상의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만드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또 이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 측의 판단과 북한의 판단이 다르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대화하길 바란다”며 “APEC 계기에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날 녹화돼 이날 오전(미 현지시간 22일 오후) 방송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이런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도) 북한을 공격할 생각이 없다. 북한과 공존하고 서로 번영할 수 있는 더 나은 길을 찾자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남북관계에) 조금씩은 진척이 있는 것 같다. 아마 APEC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통상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선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협상에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미국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을 선도하는 나라인 만큼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CNN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한 차례 웃음을 터뜨린 뒤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 제조업 부활 추진에 대해선 “과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제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 노력을 가능한 범위에서 도울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선 “중국은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계를 가지고 있는 데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군사적 충돌까지 경험한 국가이지만 한편으론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 측면을 봐도 완전히 단절하기 어려운 매우 특수한 관계”라고 말했다.
AI 요약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 재개에 대해 "현재의 경색 국면은 전임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 관련이 있다"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오랫동안 잘 참았다"며 북한 입장에 대한 이해를 나타내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또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대화가 성사되기를 희망하며 한미 간 통상협상에서도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4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