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개년 경제 청사진 윤곽
과학기술 진흥에 최우선 방점
미국과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
AI·반도체 등 기술혁신 지원
중국군 서열 3위에 장성민
대규모 인사·조직개편 단행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나흘간의 비공개 일정을 마치고 23일 폐막했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향후 5년간 첨단기술에 대한 혁신과 자립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두고 미국과 기술 패권경쟁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서방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춰 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퍼지고 있는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를 돌파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오후 공개한 4중전회 공보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중앙위원 168명, 후보위원 147명 등 총 315명이 참석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과 당의 이념·조직·인사 체계 등을 논의했다. 특히 내년부터 5년간 진행되는 15차 5개년 계획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에 대해 회의는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 동안 중국의 발전 과정은 매우 특별하고 비범했다"고 평가한 뒤 "15차 5개년 계획 시기는 사회주의 현대화의 힘을 발휘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복잡한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15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 자강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제고할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의 역사적 기회를 잡고 교육·과학기술·인재 강국 건설을 통합적으로 추진해 과학기술 발전의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할 것"이라며 "디지털 중국 건설을 깊이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내수 진작 기조를 고수하고 소비 촉진과 투자 확대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러한 회의 결과는 기존 중국 전문가들의 예측과 유사하다. 류뎬 푸단대 중국연구원 부연구원은 최근 한 홍콩 매체에 "15차 5개년 계획은 반도체·AI·양자기술 등에서 연구를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며 "과학기술 혁신이 고품질 발전을 추구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기술 혁신과 자립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 토종 빅테크의 기술 발전이 빨라졌고, AI와 로봇 등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을 따라잡으며 기술 의존도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 또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첨단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둥위 칭화대 중국발전계획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은 AI 주도의 산업혁명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15차 5개년 계획 기간에 양자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등 신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 우선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203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중등 선진국 수준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회의는 "(회의 결과를 기초로) 5년을 더 분투해 2035년까지 중국 경제와 과학·기술 역량, 국제 영향력 등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동 부유를 굳게 추진하고, 부동산은 고품질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폐막한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된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는 대규모 인사·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중국군 내 '반부패'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장성민 상장은 이번에 신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됐다. 장 부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유샤 제1부주석 등과 같은 산시성 출신으로, 앞서 당·군적이 박탈된 군 서열 3위 허웨이둥 전 군사위 부주석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17일 허 전 부주석과 군 서열 5위였던 먀오화 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 고위급 9명의 당·군적을 박탈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러한 국방부의 결정을 확정 짓고 이들의 법·기율 위반 문제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제20기 중앙위원회 내 대규모 인사도 단행됐다. 중앙위원 11명이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것이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AI 요약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가 23일 폐막하며, 향후 5년간 첨단기술 자립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15차 5개년 계획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고,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추구할 것을 다짐했으며,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중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밝혔다. 또한, 회의 결과로 대규모 인사와 조직 개편이 단행되어 새로운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임명되는 등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3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