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최대 화학단지 조성
축구장 120개 크기 용지에
전체 공정률 85%까지 달성
신기술 도입으로 수율 개선
원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
中 저가공세 대응 역량 확보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원유를 정제해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
지난 21일 찾은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118m 높이의 프로필렌 분리 타워 주변으로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를 다양한 합성 소재로 만들어내는 시설들이 분주하게 지어지고 있었다. 얼핏 복잡한 미로처럼 보이는 작업 현장에는 레미콘트럭 6만대를 동원해야 조달할 수 있는 콘크리트와 에펠탑 14개 분량인 9만8634t의 철골이 촘촘하게 자리 잡으며 장관을 이뤘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가 집약된 '패키지 1' 공사 현장을 이끄는 이현영 현대건설 건설현장 실장은 "세 곳의 공사 현장 용지를 더하면 약 88만㎡로 축구장 120개가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규모에 비해 현장이 협소해 모듈 공법을 적극 도입하는 등 품질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 초읽기에 들어섰다. 회사는 신규 시설을 통해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 강화와 생산 효율 개선을 달성하고 근원적인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샤힌 프로젝트는 설계·구매·건설(EPC) 전체 공정률이 85.2%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2023년 1월 첫 삽을 뜬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총투자금액은 9조2580억원으로, 원유·나프타·에틸렌·폴리에틸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정을 '수직계열화'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 상반기 완공한 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기초 유분을 생산하게 된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는 'TC2C' 시설이다. 원유에서 곧바로 액화석유가스(LPG), 나프타를 비롯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를 뽑아내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원료 처리는 간소하지만 수율은 4배가량 뛰어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TC2C 도입으로 유분 수율이 20%대에서 70%대까지 최대 50%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TC2C를 통해 만들어진 나프타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으로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도 주축 설비다. 생산 능력은 연간 180만t으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총 10기의 구성 시설 중 4기의 설치 공정이 완료됐으며 남은 6기도 올해 말까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설비는 배관 연결 후 내년 상반기까지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 중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신규 설비를 통해 생산한 에틸렌 대부분을 자체 소비할 계획이다.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해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하는 폴리에틸렌을 만든다. 또 잔여 유분은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에 배관을 통해 공급한다. 실제 에쓰오일은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한 장기 협약의 막바지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배관망 등 물류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공사도 진행 중이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이들 기업의 수입 물량 대체와 물류비 절감 등 공급망 강화 효과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 역행한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오히려 경쟁력 강화의 기회라고 강변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생산 효율 개선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저가 공세로 나서는 중국에 대응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요약
지난 21일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118m 높이의 프로필렌 분리 타워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들이 건설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새로운 기술인 TC2C를 도입해 원료 처리 수율을 기존의 20%대에서 70%대까지 높일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샤힌 프로젝트는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에 역행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2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