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박물관·미술관과 격차 커져
“물가 상승 고려 시 실질 구매력 감소”
추석 연휴 엿새째인 지난 8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2025.10.8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이 510만명을 돌파했지만, 유물 구입 예산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박물관의 유물 구매비는 연평균 약 4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소장품 구입 예산은 2015년 39억8000만원으로 시작해 2017∼2019년에는 소폭 오른 39억8700만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부터는 5년째 39억7900만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구입 예산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꾸준히 있었다. 실제로 2022년 간송 전형필의 후손이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 등 국보 2점을 경매에 출품했을 당시 박물관 측은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유물의 경매 시작가를 합하면 60억원으로, 연간 예산으로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2020년에도 간송가가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을 경매에 내놓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박물관은 경매에서 유찰된 두 점을 30억원 미만에 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 역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연간 소장품 구입 예산은 2017년 61억700만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8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의원실은 “10년 새 소비자물가지수가 19.98%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박물관·미술관의 실질 구매력은 ‘마이너스’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 기관과의 격차도 크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우 2018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소장품 구입 예산 총합은 2억2959만 달러(약 3269억원)에 달한다. 연평균을 내면 약 817억원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예산의 20배 수준이다. 지난해 약 648만명이 찾은 영국박물관도 연평균 약 201억원을 소장품 구입 예산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요약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가 510만명을 넘었지만, 유물 구입 예산은 10년째 제자리걸음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박물관의 유물 구매비는 2015년부터 연평균 약 40억원으로 동결된 상황이며, 이는 물가 상승에 비해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또한, 주요 해외 박물관과 비교했을 때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예산은 턱없이 낮아, 문화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2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