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눈물의 증언…피해자 보호 시스템 개선 필요
황창선 경기남부청장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
용혜인 의원. 연합뉴스
2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북부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동탄 납치살인’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 대응과 솜방망이 징계가 도마에 올랐다. 경찰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피해자가 반복 신고 끝에 숨졌다는 유가족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경찰 수사 및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비례)은 “수차례 신고했음에도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숨진 피해자 A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 사건은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법적·도덕적 책무를 방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관련 경찰관들은 ‘경고’와 ‘정직 1개월’에 그친 솜방망이 징계 후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심지어 유가족에게조차 징계 결과가 제대로 통보되지 않아, 결국 의원실이 직접 알려드려야 했다”며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에 대한 직무유기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청장이 직접 유가족을 만나 미온적 징계 경위를 설명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피해자의 지인과 유가족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피해자의 지인은 “피해자가 2월 23일과 3월 3일 두 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은 가해자 접근 차단이나 긴급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단순한 연인 간 다툼으로 취급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3월 3일 이후 사건이 군산경찰서로 이관돼서야 구속과 보호 조치가 이루어졌지만 이미 늦었다”며 “경찰이 초기에 위험 신호를 인식하고 대응했다면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또한 “딸은 여러 번 ‘살려달라’며 신고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결국 경찰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딸이 세상을 떠났다”며 “경찰관들은 정직 1개월, 감봉 같은 형식적 징계만 받았는데, 이런 대응으로는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없다. 관련자들이 직무유기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유가족분들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며 “책임자로서 직접 찾아뵙고 상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처벌 가능성도 다시 검토하고, 조치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하겠다”며 “현장 대응과 수사 과정 모두 명백히 저희 과오라고 생각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경찰이 관계성 범죄, 즉 연인 간 폭력 같은 범죄에 대한 인식과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 시스템이 말뿐이 아니라 실제 제도로 작동하도록 경기남부청이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오전 10시 41분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결박 상태로 머리에 검은 천을 쓴 채 피를 흘리는 30대 여성 A씨가 발견됐다. 범행을 저지른 30대 남성 B씨는 사실혼 관계의 A씨를 본인이 주거하는 아파트단지로 납치해 흉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거 A씨가 여러 차례 B씨에게 가정폭력 등 피해를 호소하며 구속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구속영장과 관련한 서류조차 만들지 않아 부실 대응 논란을 빚은 바 있다.
AI 요약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동탄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의 부실 대응과 솜방망이 징계가 도마에 올랐다. 용혜인 의원은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음을 지적하며, 관련 경찰관들에 대한 직무유기 수사를 촉구했다.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에 대한 조치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