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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생쿠폰 약발 ‘고작 2주’에 그쳤나…경기부양 효과는 글쎄

헤드라인 2025-10-21 08:55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후 카드 매출이 급증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 지급 한 달 동안 음식점과 마트 등에서 매출이 증가했으나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특히 병원·약국의 매출 하락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의 효과가 일시적이었음을 지적하며, 중장기적 경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카드사 매출, 8월 첫주부터 하락세 전환 “취업자 증가에 효과 있었다” 평가 나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인 22일 서울의 한 거리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 매장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5.9.22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직후 카드 매출이 2주 동안 상승한 뒤 곧장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KB국민·우리·NH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 등 9개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비쿠폰이 지급된 뒤 한 달(7월 4주~8월 4주) 동안 총 4조209억원이 사용됐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된 이후 음식점, 마트, 의류·잡화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쿠폰 지급 전과 후의 전체 매출액은 7월 셋째주 전체 매출액(21조9455억원)을 기준으로 7월 넷째주에 19.5%(26조2298억원), 다섯째주에는 8.4%(23조7887억원)가 증가했다. 하지만 8월에 들어서자 매출액은 7월 셋째주 대비 감소세로 전환됐다. 8월 첫주에 -21%(18조738억원), 둘째주에 -3.7%(21조1236억원), 셋째주에는 -6.2%(20조5803억원)를 기록했다. ‘대중음식점’은 소비쿠폰 이용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이지만, 매출액은 7월 셋째주 2조5502억원에 비해 8월 첫주에는 2조3013억원으로 11% 하락했고 둘째주는 2조3226억원(-8.9%), 셋째주 2조3289억원(-8.7%), 넷째주에는 2조4134억원(-5.4%)을 기록했다. ‘병원·약국’은 하락폭이 가장 컸다. 7월 셋째주(1조7667억원) 대비 8월 첫주는 -31%(1조3518억원), 둘째주 -27%(1조2872억원), 셋째주 -18%(1조4488억원), 넷째주는 -10.8%(1조5752억원)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 작은도서관에서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모습. [연합뉴스] 소비쿠폰 정책의 효과가 일시적이었다는 지적은 지난해와 매출액을 비교해봐도 설득력을 얻는다. 8월 첫주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소득에서 쓰는 것과 소비쿠폰으로 쓰는 금액이 구별이 안 돼 생기는 현상”이라며 “기존 소득 300만원인 사람이 소비쿠폰 지급으로 소득 325만원이 됐다고 해도, 실제로 쓰는 금액은 310만원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쿠폰이 자영업계에 잠시나마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30만명 넘게 늘어난 배경으로 소비쿠폰을 꼽기도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은 따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매출액 증감이 소비쿠폰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1% 미만이라는 우울한 지표가 나오는데, 인기영합적 단기 정책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