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SM 주가조작 의혹' 판결
무죄 선고에 사내 분위기 전환
김범수 건강악화에 복귀 어려워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경영쇄신
계열사 수 연내 132→80개 감축
이달 '챗GPT 포 카카오' 출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도
21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법원의 무죄 선고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벗으면서 그동안 카카오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경영 불확실성과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법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전부 무죄로 나온 점도 고무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카카오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미래금융 등 신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법원의 판결 직후 사내 공지를 통해 "오랜 시간 우리를 붙잡고 있던 사법 이슈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서울남부지법은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을 비롯해 함께 기소된 전현직 크루들과 카카오 법인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3년 가까이 카카오를 따라다녔던 무거운 오해와 부담이 조금은 걷힌 날"이라면서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카카오가 '위법한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가 재판을 받는 동안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를 중심으로 두나무와 합병을 단행하면서 카카오와 격차를 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이 기간에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을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AI 분야에서도 네이버에 한발 처진 상황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대표 AI' 상위 5개 그룹에 네이버는 이름을 올렸지만, 카카오는 탈락했다. 카카오보다 기술력이 한 단계 떨어진다고 여겨지던 NC AI나 업스테이지에도 밀렸다. 카카오로서는 이번 무죄 판결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김 창업자와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산업자본이 금융사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할 경우 최근 5년 내 벌금형 등 법령 위반이 없어야 한다.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면 카카오는 6개월 내 10%를 초과하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뱅크로서는 대주주 변동 리스크 없이 안정적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 셈이다.
특히 이번 판결로 그간 다소 느려졌던 카카오의 경영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 창업자는 구속기소 등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며 암 수술과 재수술까지 받아 당분간 경영 일선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축된 기업 분위기에는 활력이 돌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132개였던 계열사를 최근 1년 반 동안 99개로 줄였다. 올해 말까지는 80개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가 취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4억원 규모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숙원 사업인 AI 관련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사용자를 위한 AI'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카카오톡에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를 연동해 실행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하고, 온디바이스 AI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도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불거진 소비자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주목받는 분야다. 카카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동력으로 보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주축으로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제도가 정비되는 대로 간편결제와 송금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연계해 카카오 기반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AI 요약
21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카카오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 카카오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AI 및 블록체인 등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도 유지하게 되었다. 특히, 정 대표는 카카오의 경영 쇄신을 추진하며 80개 계열사로의 추가 감축과 AI 관련 사업인 '챗GPT 포 카카오'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