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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한테 맞아도 참으래요”…간호사 2명 중 1명은 비참한 현실 겪었다

헤드라인 2025-10-21 08:47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의 정신 건강과 인권 보호를 위한 심리상담 전문가단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간협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간호사 중 50.8%가 최근 1년 사이 인권침해를 경험했으며, 이 중 71.8%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단의 출범은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간협 관계자는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 환자의 보호자에게 맞았는데도 병원에서는 ‘그냥 참으라’고 지시했다. 그 일을 겪은 뒤에는 환자와 보호자의 얼굴만 봐도 숨이 막혔다. (간호사 A씨)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보호 및 대응 수단이 부재해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의 정신 건강과 인권 보호를 위한 심리상담 전문가단을 구성했다. 21일 간협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간호인력지원센터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일선에서 인권침해 등을 경험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간호사 내부 조직 문화 개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간협은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겪는 인권침해와 정신충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간협이 전국 의료기관 간호사 788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과반(50.8%)이 최근 1년 사이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71.8%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형별로는 폭언(81%)이 가장 많았고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문항은 복수 응답이 가능했다. 가해자는 선임(53.3%), 의사(52.8%), 환자 및 보호자(43%) 순이었다. 대부분 병동을 비롯해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있는 공간(79%)에서 발생했다. 간협은 ▲피해 신고 및 조치 전 주기 표준화 ▲신고자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재발 방지 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안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또 간호사 인권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3차 간호 인력 지원 종합대책이 수립될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경림 간협 협회장은 “간호사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 생명이 안전하다”며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의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훈화 간협 정책국장은 “간호사가 가장 바라는 것은 적정 환자를 감당하는 일이고 본인의 자아실현”이라며 “이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도입돼야 하고,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의 핫라인 구축도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