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우양·솔거미술관서
APEC 정상회의 특별전
경주솔거미술관 '신라한향'전에 전시되는 박대성 화백의 '반가사유상'.
세계 각국의 지폐로 감싼 거대한 구조물이 성전처럼 서 있다. 첨탑에 붙은 동전들은 빛을 쏟아내고, 모니터로 구성된 문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영상들이 흘러나온다.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 '나의 파우스트' 연작 중 '경제학' 모습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주 개최를 기념해 경주의 두 미술관이 특별전을 마련했다. 우양미술관은 '백남준: Humanity in the circuits', 경주솔거미술관은 '신라한향'을 열어 기술과 전통,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우양미술관 전시는 1980~1990년대 백남준 예술의 전환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 시기 백남준은 기술을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니라 인류 정신의 확장과 공동체적 사유의 장으로 인식했다. TV·위성·로봇 등을 회로처럼 연결해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경제학'이 자본주의가 신전처럼 숭배되는 현대 문명을 보여준다면, 같은 연작 중 '영혼성'은 기독교와 불교의 도상, 민간신앙의 요소를 영상과 오브제로 결합했다. 이 두 작품을 비롯해 백남준의 작품 12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경주솔거미술관의 '신라한향'전은 APEC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예술의 관점에서 성찰한다. 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 불화장(佛畵匠) 송천스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신라 문화와 불교적 세계관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박대성 화백은 여백과 대담한 필치로 산수를 그렸다. 벽면 전체를 채운 '코리아 판타지'는 먹으로 거대한 산맥을 표현해 전통 수묵화의 깊이와 현대적 공간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먹으로 그린 '반가사유상'은 불상의 고요한 미소를 통해 내면의 평온을 보여준다.
'신라한향'전은 22일부터 내년 4월 26일까지 열린다.
AI 요약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여 두 미술관이 백남준의 작품과 신라 문화 관련 특별전을 개최한다. 우양미술관에서는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경제학'과 '영혼성'을 포함한 12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경주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 문화와 불교적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라한향'전을 진행한다. 각 전시는 서울의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예술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