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비싸지는 탄소배출권...쇠구슬로 해결할 수 있을까

헤드라인 2025-10-21 07:55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쇠구슬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아산화질소를 상온에서도 99.98%까지 분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은 기존의 고온 및 높은 비용이 드는 공정을 대체하여,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하며 비용 효율이 기존 대비 약 8배 높다. 백종범 교수는 이 기술이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계의 탄소 감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종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 쇠구슬 이용해 아산화질소 99% 분해 에너지 효율 6배 높이고 비용은 낮춰 “온실가스 제거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업들의 탄소 감축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연합뉴스] 쇠구슬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기술이 나왔다. 원래 온실가스를 분해하려면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는 작은 쇠구슬을 넣고 흔들면 온실가스를 분해할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감축으로 전 지구와 산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쇠구슬이 새로운 해답으로 떠오르게 됐다. 백종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은 빠르게 구르는 구슬의 기계적 충격과 마찰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질소와 산소 원자로 이루어진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10배 더 강한 온실효과를 유발하고, 오존층을 파괴한다. 연구진은 지름이 수 밀리미터인 쇠구슬을 여럿 넣은 용기에 아산화질소 가스와 촉매인 니켈산화물을 넣고 회전시켰다. 쇠구슬이 서로 충돌하고 마찰하는 과정에서 촉매 표면을 거칠게 만들고, 촉매가 이산화질소를 더욱 잘 분해할 수 있게 된다. 원래 니켈산화물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려면 4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이 필요했다.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고 설비 비용도 비싸서 실제 산업계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공정으로는 상온인 42도에서도 아산화질소를 99.98%까지 분해했다. 시간당 분해 속도도 1.7L가 넘어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이 6배 이상 높아졌다. 이번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쇠구슬을 넣고 회전시키는 설비는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상용화도 가능하며 비용 효율 기존 대비 약 8배 높다. 연구진이 대규모로 실증한 결과, 높은 전환율과 안정성이 유지됐다. 쇠구슬로 화학 반응을 촉진시키는 원리는 아산화질소가 아닌 다른 온실가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 교수는 “저온‧저비용으로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산업 플랜트의 배기가스 정화, 디젤 차량이나 암모니아 엔진 배출가스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후위기 대응에는 물론, 탄소 감축으로 골머리를 앓는 산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2028년부터 강화된 차량 배출가스 규제를 시행하는 등 세계적으로 탄소 규제는 엄격해지고 있다. 한국 역시 탄소배출권 총량을 줄이면서 배출권 가격도 더욱 오를 전망이다. 기업이 져야 하는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탄소 감축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기술로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다면 기업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백종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김승현 연구원(제1저자), 이재성 연구원(공동 제1저자). [사진=UNIST]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