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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개입에도 급락한 페소화...한미 무역협상 ‘통화스와프’는 환상입니다 [★★글로벌]

헤드라인 2025-10-21 02:28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통화스와프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이 아니라며 관련 진전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및 대미 투자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페소의 급락 사례는 한국 원화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충분한 ESF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200억달러 통화스와프에도 아르헨티나 페소 방어 ‘무용지물’ 외환안정기금 434억달러에 불과 이중 절반이 아르헨 스와프 재원 한국에 제공할 기금 턱없이 부족 지난 9월 뉴욕 유엔 총회에서 열린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시상식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왼쪽)으로부터 글로벌 시민상을 받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는 친트럼프 남미 국가인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총 400억달러에 이르는 통화스와프 및 신용 제공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아르헨 페소화 가치는 최악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스와프가 되더라도 필요조건일뿐 다른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와 관련해 진전이 없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이달 말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관세와 대미 투자와 관련한 큰 틀의 문서화한 합의를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 서면 합의가 성사되면 한국 경제에 드리워진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연내 완화(25%→15%)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이지만 3500억달러(약 56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대미 투자액 문제는 여전히 우리 경제에 ‘방 안의 코끼리’가 된 상황입니다. 향후 후속 협상에서 3500억달러라는 숫자가 어떻게 줄어들지, 그리고 기금의 성격과 분할 지급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 협상단이 주시해야 할 중요한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급락입니다. 애초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미 투자금 지출에 따른 환율 충격에 대비해 제안했던 ‘무제한 통화스와프’ 이슈가 실제 성사되더라도 시장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원화 가치 붕괴를 막을 수가 없음을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주요 글로벌 통화가 아닌 한국의 원화를 특정 가격에 달러와 무제한 교환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국내 이코노미스트들의 일관된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약속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 폭증에 따른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협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제한 없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했죠. 최근 보도에서는 양국 중앙은행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불가능하니 미국 재무부가 자체 보유한 외환안정기금(ESF·Exchange Stabilization Fund)을 써서 원화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미 재무부의 지난 8월 기준 434억달러(약 70조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나 더.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보면 미 재무부의 아르헨티나 상대 통화스와프 재원의 대부분을 한국 정부와 미 재무부 간 논의됐던 ESF에서 쓰게 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재원의 절반인 200억달러가 아르헨 페소와 통화스와프에 할당된 상황에서 과연 미 재무부는 한국에 얼마나 넉넉한 ESF를 약속할지 의문입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에 200억달러에 이르는 통화스와프와 별개로 민간 은행들까지 끌어들이는 200억달러의 신용 제공 패키지까지 지원할 태세이지만 시장에서 페소 급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페소는 20일(현지시간) 오전 달러당 1476페소까지 추락하며 장중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깼습니다. 아르헨 페소 가치는 올해 달러 대비 30% 이상 급락한 상태입니다.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페소가 “저평가돼 있다”면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이대로면 미 재무부는 페소를 싸게 사서 더 싸게 팔아야 할 상황입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지역은행들의 신용 경색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에 약속한 200억달러의 신용 패키지에 참여할 것으로 여겨졌던 민간은행들이 대출을 꺼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화 하락은 한번 악화한 시장의 환율 전망이 미국 재무부의 지원(ESF 통화스와프)로 물꼬를 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434억달러에 불과한 ESF 잔고의 절반인 200억달러가 아르헨티나와 통화스와프에 할당돼 있기에 미 재무부가 한국 경제에 ESF발 통화스와프를 제공할 충분한 여력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향후 한미 간 무역합의 과정에서 3500억달러라는 숫자가 어떤 식으로든 대폭 수정되지 않으면 트럼프 2기 임기 내내 원화값은 미 재무부의 어떤 환율방어 약속에도 고꾸라질 수 있음을 지금 아르헨티나 페소화 흐름이 선행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1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