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V80에 삼성 패널
정의선 '적과의 동침' 전략
GM·도요타와도 개발 맞손
현대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처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투입된다. 전통적인 공급 동맹을 맺어온 LG디스플레이를 넘어 삼성 패널이 첫 깃발을 꽂는다.
20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 예정인 'GV80'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의 일체형 메인 계기판 패널에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투입된다. GV80은 2020년 1월 첫 출시 이후 LG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됐다.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패널에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가 투입됐다.
2023년 10월 GV80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LCD보다 선명한 상위 패널인 OLED를 채택하기 시작했는데 모두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썼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공급선을 다각화해 GV80 메인 디스플레이로 삼성 제품을 채택한다.
현대차는 1995년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 이후 최근까지도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으로 산업의 무게추가 옮겨가며 기술력만 갖추면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식으로 미래차 동맹 구조가 변하고 있다.
부품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출시 전망인 제네시스 첫 대형 전기 SUV 'GV90'에도 삼성디스플레이 탑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대차는 GV90에 최신 기술인 롤러블 OLED(말았다 펼 수 있는 디스플레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가 SDV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차량용 전자부품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을 만든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의중이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차량용 OLED 출하량은 296만대로 전년 대비 19% 급증했다. 2030년 출하량은 663만대로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S&P글로벌에 따르면 2021~2030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최대 11%로 산업용 반도체(10%), 가전(8%), 통신기기(7%)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차량 성능을 고객들이 체험할 접점에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오디오, 배터리 시장이 미래차 동맹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현대차는 2021년 제네시스 G80 전기차에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 오디오 시스템을 처음 탑재했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LG와 SK 배터리만 쓰다가 2023년 처음 삼성SDI의 제품을 채택하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의 적과의 동침 전략은 해외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차량 전동화가 산업의 핵심으로 부각하면서 기술 독점보다 공유와 상생이 효율적인 해법으로 떠오른 결과다. 현대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차량 공동 개발 추진 사업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라이벌인 양사는 지난해 전략적 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지난 8월 5개 차종의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완성차 1위인 일본 도요타 역시 현대차의 전략적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AI 요약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전통적인 공급 동맹인 LG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내년 출시 예정인 GV80 완전변경 모델의 메인 계기판 패널에 삼성 제품이 탑재되며, 현대차는 차량용 전자부품을 다각화하고 SDV 기술력을 향상시키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공동 개발, 일본 도요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등으로 기술 공유와 상생을 통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0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