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컨설팅' 김형진 인사이드앤써 대표
김형진 인사이드앤써 대표가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재훈 기자
"출산휴가 중이었는데도 퇴사자 면담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분이 토스 서비스의 중추 역할을 맡은 개발자였거든요. '사고초려' 끝에 퇴사를 번복했을 때의 그 안도감을 잊지 못합니다."
토스의 컬처 에반젤리스트(조직문화 전도사) 1호에서 조직문화 컨설턴트로 변신한 김형진 대표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묻자 이 일화부터 꺼냈다. 고액 연봉·스톡옵션 등 스타트업 업계의 처우가 상향 평준화된 지금, 조직문화가 인재 유치를 위한 '마지막 퍼즐'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조직문화는 최근 기업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채용 과정에서 '컬처핏'(문화적합성)을 따지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2025년 인쿠르트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 10곳 중 6곳은 신입사원 조기 퇴사를 경험한다. 채용에 쓴 비용도 그대로 매몰되지만, 사기 저하·팀워크 악화 등 조직의 활기를 좀먹는 악영향도 상당하다. 김 대표는 "MBTI도 서로 잘 맞는 궁합이 있다. 기업과 인재도 조직문화 궁합, 컬처핏이 맞아야 윈윈한다"며 "조직문화를 잘 정립해 두면 A급 인재들이 저절로 찾아오게 된다"고 강조한다.
유니콘에서 금융 슈퍼 앱으로 단기간에 진화한 토스에서도 조직문화의 힘이 증명됐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직원이 180명이던 조직이 단 6년여 만에 3000명으로 불어났다"며 "탄탄한 조직문화가 없었다면 토스의 성장 공식이 먹혀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토스가 전에 없던 무료 송금 등의 혁신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실패를 용인하고 자유롭게 비평하는 문화가 굳건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토스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한 스타트업)에 등극하며 몸집을 불릴 때도 조직문화는 빛을 발했다. 공직이나 은행, 대기업 출신 등 기존 스타트업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이 대거 유입됐을 때 연착륙에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다른 팀의 업무 메신저를 자유롭게 열람하는 토스에서는 팀끼리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왜 이리 사람들이 공격적이냐며, 솔직히 상처받았다고 말한 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사 후 첫 교육인 '온보딩'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입사자에게 핵심 가치를 설명하는 데만 두 시간을 할애했다. 왜 이런 사내문화가 만들어졌는지 우여곡절 스토리를 듣고 나면 행동까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조직문화 전문가는 직원들에게 가치 판단의 기준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직원들이 "이렇게 일을 진행해도 괜찮을까" 망설일 때 조언자가 돼준다는 것. 김 대표가 입사하기 전에는 이승건 창업자가 직접 조직문화 전파를 수행했다. 조직문화 전도사가 일종의 '창업주 정신' 아바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좋은 조직문화'의 정의를 묻자 "세상에 100가지 기업이 있다면 100개의 기업문화가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퇴사 후 차린 조직문화 컨설팅 업체의 이름을 '인사이드앤써(inside answer)'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해답은 창업자 자신과 그 기업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토스처럼 해보고 싶다는 기업인들에게, 전 늘 토스를 복제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조언합니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조직문화 전문가를 꿈꿨던 건 아니다. 처음부터 목표는 창업이었다. 대학 재학 당시 2년 반 동안 경영학회에 참여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후배들이 줄줄이 창업하고 자리 잡는 걸 보면서 열망이 피어올랐다.
그가 올 초 회사에 퇴사 의향을 밝히자 돌아온 동료들의 첫 반응도 "너 그럴 줄 알았어"였다. 아내도 "애 학원비 많이 들 때보다, 창업할 거면 지금이 낫지"라고 쿨하게 반응했다.
김 대표는 창업 3개월 만에 누적 30개의 고객사를 유치했으며,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그로스 멘토(Growth Mentor)'로 임명돼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 베이스벤처스, 아산나눔재단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제 막 창업한 새내기지만, 그의 시선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로 향해 있다. "단 한 명의 창업자일지라도 그의 인생이 바뀔 영감을 주고 싶습니다."
                        
                    
                AI 요약
김형진 대표는 토스에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직문화가 인재 유치를 위한 핵심 요소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조직문화가 직원 채용과 조기 퇴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A급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기업문화가 각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창업자가 직접 문화의 핵심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0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