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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전 신라 장수 무덤 열자 가장 오래된 금동관도 나왔다

헤드라인 2025-10-20 08:49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금동관과 갑옷을 지닌 신라 장수의 무덤이 1600여 년 만에 발굴되었으며, 시종으로 추정되는 순장자의 인골도 함께 확인됐다. 이번 무덤은 4세기 말에서 5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장수가 묻힌 주곽과 순장자가 있는 부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발굴은 신라 순장 풍습과 황금 문화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며, 주요 유물은 오는 27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4세기말~5세기초 축조 추정 큰 칼·토기·금귀걸이도 나와 순장자 전신인골도 최초 발굴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 주곽에서 출토된 금동관 세부 모습. 고구려 금동 장식에 영향을 받은 문양이 투조돼 있다. 국가유산청 금동관과 갑옷을 지닌 신라 장수의 무덤이 1600여 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수를 따라 저승길에 오른 시종으로 추정되는 순장자의 인골도 함께 확인됐다. 경주 신라 유적에서 순장자 전신 인골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국가유산청은 간담회를 열고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덧널무덤)에서 금동관, 사람과 말의 갑옷·투구, 장수와 시종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무덤은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 덧널무덤)보다 앞선 시기에 조성된 무덤으로 4세기 말~5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은 장수가 묻힌 주곽과 시종으로 추정되는 순장자가 묻힌 부곽으로 구성돼 있다. 주곽에서는 금동관과 대도(큰 칼), 금귀걸이 등과 함께 무덤 주인의 인골이 발견됐다. 출토된 치아 분석 결과 무덤 주인은 당시 30세 전후 남성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토기와 무구류도 껴묻거리로 나왔다. 부곽에서는 각종 부장품과 순장자의 인골 1구가 확인됐다. 순장자의 키는 160~165㎝로 당시 남성 평균 신장으로 추정된다.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순장을 금지한 신라의 순장 방식을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발굴 조사로 전신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신라의 순장 풍습이 어떻게 시작됐고 무덤 발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금동관은 현재까지 경주에서 확인된 신라 금동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凸 문양이 투조된 금동판 여러 점이 출토됐는데, 이는 고구려의 금동장식과 신라 금관총 금제 모관에서도 볼 수 있다. 신라 황금 문화의 금공 기술과 장신구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부곽에선 사람과 말이 착용한 갑옷과 투구도 함께 발견됐다. 이는 두 번째로 확인된 신라 중장기병(중무장을 하고 말을 타고 싸우는 무사) 관련 사례다. 무덤 주인공이 착용한 갑옷은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경량형이다. 박준현 국립부경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발굴된 갑옷은 몸통과 허리 아랫부분이 가죽 등의 유기질제로 만들어졌다"며 "당시 신라 장수 중에서도 최고위층 인물이 입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열 국가유산진흥원 팀장은 "이번 발굴 조사는 금관으로 대표되는 신라 황금 문화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심현철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하는 실마리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발굴한 유물 일체와 발굴 현장을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에 공개한다. 남성 장수 인골과 금동관, 갑옷·투구 일체 등 주요 출토유물은 같은 기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에 전시된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0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