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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들 사람이 없어요”…관세협상 키 ‘마스가’에 한미학계 맞손

헤드라인 2025-10-19 23:13 매일경제 원문 보기
AI 요약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의 두 번째 세미나가 이달 23일 미시간대에서 열리며, 이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이번 포럼은 한국의 조선업 지원 전략과 인력 양성 방안이 미국과의 협력에서 중요함을 강조하며, 미시간대는 조선 인력을 실습을 통해 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산업부 김정관 장관은 방미 일정 중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 방안도 논의하였고, 한국 기업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약속하였다.

서울대·미시간대 등 참여 美서 조선업 포럼 23일 개최 HD현대·美 해군 등도 참석 향후 한미협력에 영향 ‘주목’ 김정관 ‘구금사태’ 공장 방문 “기업 해외투자 보호에 총력”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것으로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이다. [AFP = 연합뉴스] 한미 관계에서 주요 지렛대로 떠오른 조선업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과 미국 학계가 머리를 맞댄다. 19일 산업통상부 및 학계에 따르면, 이달 23일 서울대 조선해양공학부와 HD현대중공업, 미국 미시간대가 기획한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 두 번째 세미나가 미국 미시간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는 산업부가 첨단 전략 산업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 프로그램 일환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MASG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시간대는 최근 미국 노동부로부터 실습을 통해 조선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실제 한미 조선 협업 과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럼에는 서울대와 미시간대를 중심으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샌디에이고 주립대 등 미국 내 조선·해양 분야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대학의 교수진이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 해군 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 달 전 열린 첫 포럼에서는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번에는 미국 측에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럼의 주요 의제인 ‘인력 양성’은 한미 조선업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지난 7월 한국이 미국과 1차 관세 협상을 타결했을 때도 한국의 조선업 지원 전략, 특히 구체적인 조선업 인력 양성 방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주효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미국 조선업을 위해 투자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미국 조선 인건비는 한국의 4배에 달하고, 그마저도 하려는 사람이 없어 인력을 어떻게 동원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조선 건설 인력은 물론 연구개발(R&D) 인력까지 명맥이 끊긴 상태”라며 “설계 단계부터 건조 과정을 감안해 단기간에 배를 만들어내는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미국에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이번 방미 일정에서도 ‘MASGA’의 중요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김 장관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지난 16일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았다. 이는 기존에 미국 측에서 조선 협력을 담당하는 인력 일부가 OMB의 일원으로 있어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김 장관은 17일엔 미국 워싱턴DC 내무부에서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한미 양국 간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도 핵심 중 하나가 LNG를 운반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해운 운송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개발 프로젝트에는 어느 시점에서 어느 시점까지 누가 LNG를 운송할 건지가 반드시 들어간다”며 “미국이 알래스카에서 LNG를 개발하면 한국이 액화, 선박 건조, 운송까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방미 일정 중인 18일에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과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9월 직원 구금 사태를 겪었던 현장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기업 간담회를 열어 업계 애로사항을 확인하고 건설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우리 정부가 지난 구금 사태와 투자 프로젝트 지연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업의 해외투자 권익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협력이 호혜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감에 있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비자 문제뿐 아니라, 현지 공장에서 사용되는 소재 및 장비 반입 관련 불확실성 최소화, 현지 환경규제 및 인증제도 대응 부담 완화, 전기차 수요 정체 상황에서의 신규 수요 창출 등 한국 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20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