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소했던 ‘오피스 디자인’ 선도
기업에 좋은 공간 제공해 성장에 도움
‘아트 디렉터’ 투입해 예술성 더할 것
미국 진출해 현지화 등 해외사업 확장
업계 최초로 전문 사업부문제 운영도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포시즌스 호텔 서울, 디에이치아너힐즈, 북촌 설화수의 집···.
건물 안에 들어서면 공간의 매력에 압도된다. 세련되고 시대를 초월한 인테리어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증샷’을 찍고 싶게 만드는 이들 공간들은 모두 국내 최대 인테리어 업체 다원앤컴퍼니의 손을 거쳤다.
서울 역삼동 다원앤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조서윤 회장은 “디자인은 공간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신념이 회사의 핵심 DNA”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인테리어 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해외파 최고경영자(CEO)다. 화학도였지만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보면 어떤가’라는 교수의 말에 꽂혀 주저없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귀국 후 1995년 1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다원앤컴퍼니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30년간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며 흑자 경영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2425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 4682억원을 기록했다. 3년 사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약 2배 성장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신용등급과 현금흐름도 업계 최상위급이다.
이런 괄목할 성장은 ‘업계 최초’ 수식어가 붙는 혁신적인 시도들이 주효했다. 다원앤컴퍼니는 오피스·리모델링, 주거·리조트, 커머셜·전시 등 3개의 전문 사업부문제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별로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업계에서 처음이다.
조서윤 다원앤컴퍼니 회장 
국내에서 생소했던 ‘오피스 디자인’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공간 혁신을 주도하면서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한국타이어 본사, 네이버 1784, 카카오 판교 아지트, 무신사 스튜디오부터 한국에 진출한 골드만삭스, 구글, 로레알, 메타 등의 사옥 인테리어가 다원앤컴퍼니의 작품이다.
조 회장은 “과거에 책상만 놓던 오피스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이젠 필수가 됐다”며 “기업들이 직무와 팀 특성에 맞는 오피스 환경을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회의 빈도나 형태 등에 맞는 가구와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원앤컴퍼니가 디자인하고 시공한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내부 
다원앤컴퍼니의 손을 거친 법무법인 태평양 내부 모습. 
프로젝트 관리 방식도 바꿨다. 기존 틀을 깨고 마케팅과 공사에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도입했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은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만큼 마케팅과 공사 전문가가 프로젝트의 기획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요소를 꼼꼼히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오피스 부문은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주택 부문은 정착 단계지만 레이어 청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등 고급 주거 단지의 인테리어와 시공 실적이 늘고 있다. 조 회장은 “모든 공간을 동일하게 고급화하기 보다 투자 우선 순위가 높은 공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마감재는 자체 수급 루트를 개발하고 가격 경쟁 입찰을 통해 업체와 연단가 계약을 체결하는 등 높아진 주민의 눈높이와 인상된 공사비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원앤컴퍼니가 인테리어 등을 맡은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내부 
가장 늦게 뛰어든 커머셜·전시 부문은 회사의 역량과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다. 그는 “불특정 다수가 대상이어서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미디어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 서울 워커힐호텔 전시공간 ‘빛의 시어터’ 등을 탄생시켰다.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다원앤컴퍼니가 디자인하고 시공한 ‘르 스페이스’ 내부 모습 
조 회장의 독보적인 디자인 ‘감(感)’도 회사 성장의 원천이다. 이런 감은 동양인에게 인종·문화 장벽이 높았던 미국에서 실력과 끈기로 치열하게 결과를 증명하며 단련됐다. 조 회장은 “뉴욕의 콧대 높은 최상급 로펌 임원이 엄지척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조 회장은 “디자인은 골프의 퍼팅처럼 미묘한 감의 영역”이라면서 “그렇다고 감은 단순한 느낌만은 아니며 논리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이 논리와 조화를 이룰 때 시야가 탁 트이는 디자인이 나온다”며 “경험적으로 오피스 쪽은 논리가, 주택은 감성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창의적인 디자인 영감은 습관에서 길러진다는 게 조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저기에 저게 없었다면 어땠을까’ 고민하는 사람은 하루에도 10개의 영감을 얻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평생에 걸쳐 소수의 영감을 얻는데 그친다”고 말했다.
다원앤컴퍼니의 손을 거친 ‘빛의 시어터’ 내부 
공사 뿐 아니라 시행에도 일부 참여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트 디렉터’를 투입해 프로젝트에 예술적 힘을 더하고 싶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 공간에 예술적 가치와 차별성을 부여하고 싶다”며 “‘디자인도 공사 품질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라고 말했다.
해외로 나가는 한국 기업들의 건물 인테리어를 디자인하고 시공도 하는 이른바 ‘동반 진출’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3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사이판,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했고, 2022년 현대자동차의 미국 생산공장 건설에 발맞춰 선진국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현재 미국에서 1500억원 규모의 10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에 나간 한국 기업뿐 아니라 로컬 수요를 발굴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서윤 회장 △1960년 충북 출생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인테리어디자인학과 졸업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대학원 졸업 △미국 스티븐스&윌킨슨(Stevens & Wilkinson), 카이저어소시에이츠(Keiser Associates) 근무 △1991년 현대건설 입사 △1995년~ 다원앤컴퍼니 회장
                        
                    
                AI 요약
다원앤컴퍼니의 조서윤 회장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회사는 30년 동안 무차입 흑자 경영을 유지하며 업계 1위로 성장했다. 조 회장은 오피스 디자인의 혁신을 선도하며 기업들이 요구하는 특성에 맞는 맞춤형 디자인을 통해 공간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디자인에서의 감은 단순한 느낌이 아닌 논리와 균형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공간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19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