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협상팀 귀국…"남은 쟁점 한두가지"
김용범 "美와 밀도있는 대화"
원-달러 맞교환 접점 찾은 듯
3500억弗 분납 해결은 미지수
APEC서 공동선언 발표하고
세부협상은 11월 이후 가능성
트럼프, 中엔 유화적 메시지
"中도 157% 관세 원치않을것"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달 말 경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관세협상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했지만 마지막까지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최종 결정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한국에 대해 투자금 선불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양국 간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약 495조원) 규모 대미투자펀드의 조성 방식과 투자처 선정 기준 등과 관련해 양측 입장 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안보와 경제 문제를 종합한 큰 틀에서의 공동 선언문을 먼저 발표하고, 세부적인 관세 협상을 오는 11월 이후에도 이어갈 것이란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 실장은 19일 오후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단과 만나 "2시간이 훌쩍 넘은 공식 협의 이외에 이어진 만찬에서도 밀도 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대부분의 쟁점은 상당히 의견 일치를 보였는데, 여전히 남은 쟁점이 한두 가지가 있다.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하고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동시에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 고위 각료들을 만나 한미 관세협상 쟁점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섰다. 특히 한국 정부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에서 현금 출자 비중은 5% 미만으로 하고, 나머지는 융자와 대출보증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 출자를 요구했다.
대미투자펀드 재원 조달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10년 이상 장기 분할 납부안, 미국은 선불(Up front)을, 수익 배분과 관련해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에 기반한 배분을, 미국은 수익분기점 전 양국이 50% 대 50%, 이후엔 미국 90% 대 한국 10%를 공유받는 안을 주장해왔다. 이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견이 있었는데, 상당수 지점은 서로 합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미국 재무부 외환안정기금(ESF) 프로그램을 통한 원화·달러 간 맞교환 프로그램 마련 등 한국 측이 우려한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선 양국이 일정 부분 협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실무 장관은 (한국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데,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이를 수용해주느냐는 부분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핵심 쟁점 1~2개가 이견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협상 타결이 곧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만일 한국 측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미국 측 선불 요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쟁점이라고 한다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도 아직은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관세 관련 MOU가 맺어지기 위해서는 이번 주말까지는 실무진의 문안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 시각이다. 이 때문에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선 큰 그림에서의 '공동 선언문(Joint Statement)'이 우선적으로 발표되고 세부적인 관세 협상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동맹국인 한국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중국을 향해선 유화적인 분위기의 협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거센 무역 반격에 처한 미국으로선 한국보다는 중국과 관세협상 타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취재진에게 "중국은 약 157%의 관세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협상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초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지만 분위기는 협상 타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양측 모두에게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인선 기자 / 오수현 기자 / 뉴욕 임성현 특파원]
                        
                    
                AI 요약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대미투자펀드 조성과 관련해 한국의 현금 출자 비중을 낮추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 출자를 요구하고 있어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공동 선언문이 우선적으로 발표될 것이며, 세부적인 협상은 이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본문 수집 시각: 2025-10-19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