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팀워크 샷 … 韓재계·트럼프 7시간 골프

이재용 등 5개 기업 총수들 트럼프 리조트 찾아 라운드 철통보안 속 비공개로 진행 경기 전후 식사 등 스킨십 투자·관세 내용 다뤘을 듯 어떤 얘기 오갔을까 … 韓 5개 기업 총수들, 트럼프와 동반 라운드 한국 총수들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정 리무진 버스가 골프 경기를 마치고 팜비치섬으로 건너가고 있다(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차량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뒷좌석에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골프 경기 때 즐겨 쓰는 흰색 모자를 착용한 사람이 보인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골프 회동을 하며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한 '스킨십'에 나섰다. 국내 기업인들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18일(현지시간) 라운드를 했다. 미국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의 사상 초유 골프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풀기자단은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에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공지했고 이후 오후 4시 50분께 골프장을 떠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이곳에서 골프를 친 것은 11차례다. 이날 8시간에 걸친 골프 회동은 평소보다 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동반 라운드를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나 식사 시간 등에 대화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인들은 개인 차량이 아닌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단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 차량으로 추정되는 검정 리무진 버스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떠난 뒤에 골프장을 나섰고 차량은 팜비치섬의 5성급 호텔로 이동했다. 이들을 초청한 손정의 회장이 호텔 로비에서 목격됐고 국내 기업 총수들을 수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한국 직원들 모습도 보였다. 통상 4인 1조로 진행되는 아마추어 골프 경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한 조를 이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각 조가 모든 홀에서 동시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라운드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입구는 경호원들에 의해 외부인 접근이 철저히 차단됐다. 플로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골프장 도로 건너편 공원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드나들 때 음악을 틀면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Keep our president safe)'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과 깃발을 흔들었다. 이날 회동에선 통상적인 자금 모금 행사를 넘어 북미에서 진행 중인 각종 투자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기업 투자, 관세, 통상 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한미 간 통상 협의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에 대한 의견 개진도 이뤄졌을 수 있다.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주요 그룹은 이미 반도체·배터리·자동차·에너지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한국 기업인과 긴밀한 대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한 만큼 단순한 교류 이상의 가치 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